진드기를 매개로 한 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살인 진드기병’이라고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하 SFTS)과 쯔쯔가무시증이 악명이 높다. SFTS와 쯔쯔가무시증에 대해 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김광민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SFTS, 야외활동 후 고열과 전신통증 나타나면 의심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최근에 밝혀진 질환이다. ‘살인 진드기병’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질환은 2011년 중국에서 처음 바이러스를 발견하였으며, 현재까지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에만 보고되고 있다.
이 질환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며, 감염자의 혈액 및 체액 접촉으로도 걸릴 수 있다. 처음 중국에서 발견되었을 때 사망률이 무려 30% 가까이 나온다는 보고가 있어, 살인 진드기라는 병명으로 이슈가 되었지만 이후 조사에서는 6% 정도 나오고 있다.
이 질환은 봄에서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2016년도에는 가을철에 많은 환자가 발생하였고, 올해는 이전보다 많은 환자 수가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SFTS는 아직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다. 그래서 환자가 발생하면 대증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가령 혈소판이 부족하면 혈소판 수혈을 받게 되고, 신기능이 악화되면 신대체요법을 받는다. SFTS에 걸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 쯔쯔가무시증, 발열과 물린 자국에 딱지 생기면 의심
‘진드기병’이라고 하는 쯔쯔가무시증은 높은 발생건수를 자랑한다. 2016년에 1만1,105명이 발생했고, 이중 11명이 사망했다. 발생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이다.
쯔쯔가무시는 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털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발생하진 않고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가 사람을 물 때 이 균이 우리 몸으로 전파돼 발병한다. 여타 진드기와 다르게 이 진드기는 우리 몸의 체액을 녹여 먹기 때문에 특징적인 물린 자국이 나타난다. 발열이 있으면서 가피(딱지)가 내 몸에 생겼다면 쯔쯔가무시를 의심해봐야 한다.
쯔쯔가무시증은 독시싸이클린이라는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대개 2일 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지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인 환자의 경우에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 급성신부전, 패혈성 쇼크, 중추신경계 합병증 등에 의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 예방 백신 없어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
SFTS도 쯔쯔가무시도 예방백신이 없다. 그래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일단 등산이나 야외 활동 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팔, 긴 바지, 양말 등을 착용하고, 벌레기피제를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광민 과장은 “풀밭 위에 눕거나 앉아 있는 것은 좋지 않으며, 야외 활동 후에는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해 피부에 남아있을 수 있는 진드기를 제거해야 한다. 바깥에서 입었던 옷은 모두 세탁해야 하고, 풀밭에 앉을 때 사용했던 돗자리는 세척 후 햇볕에 말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