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버핏' 기부서약에 러시아 재벌도 첫 동참

러시아 억만장자 참여 첫 사례..3년전 전재산 기부 공언
우크라이나·남아공 거부 등도 새로 참여
  • 등록 2013-02-20 오전 11:02:51

    수정 2013-02-20 오전 11:02:51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겸 회장과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주도하는 기부 캠페인에 러시아 재벌도 동참의 뜻을 밝혔다. 러시아인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포타닌
러시아 광산 재벌 블라디미르 포타닌(52)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중요한 계획이기 때문에 ‘기부서약(Giving Pledge)’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나의 기부가 러시아의 기부철학 부활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고 러시아 국민과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타닌은 러시아에서 4번째로 큰 부자며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전 세계 부자명단에서도 46위에 올라와 있다. 그의 재산규모는 145억달러(약 15조원)에 달한다. 그는 구 소련 붕괴후 광산업과 은행업 등 다양한 기업들이 민영화되던 시기에 막대한 부를 쌓았다.

그가 경영하는 인테로스는 세계 최대 니켈 및 팔라듐 생산업체 OAO 노릴스크니켈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억만장자가 96명에 달해 전세계에서 6번째로 부자가 많은 국가지만 이번 기부는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는 다른 서방국가와 달리 기부금에 대해 세금 혜택을 전혀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포타닌은 3년전부터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지난 1990년대 말부터 매년 박물관과 학계, 교육 프로그램 등에 수 백만달러를 쾌척했다. 그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국립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이사회 회장이며 미국 솔로몬 구겐하임재단 이사로도 재직중이다.

포타닌의 참여로 기부서약에 동참한 억만장자는 총 105명이 됐으며 기부 금액도 5000억달러(540조원)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93명이 미국인이어서 포타닌의 이번 참여는 의미를 더할 전망이다.

기부서약 재단은 게이츠와 버핏 주도로 지난 2010년에 설립됐으며 사모펀드 거부 칼 아이칸과 미디어 재벌 테드 터너,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등이 참여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브 케이스 AOL 창립자 부부, 조 맨스토 모닝스타 창립자 겸 CEO,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립자도 포함돼 있다.

포타닌 외에 빅토르 핀척 우쿠라이나 사업가와 남아프리카 광산 재벌 패트리스 모체뻬, 영국 버진그룹 창립자 리차드 브랜슨 등도 이번 서약에 새롭게 동참했다.

핀척은 “헌신적인 사람들로 뭉친 그룹에 참여해 그들로부터 배울 기회가 생겼다”며 “나의 기부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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