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일 美 비판..`책임있는 자세 보여라`(종합)

"美·EU, 자국이익 급급..세계경제 발전 저해"
QE3 경계감.."단행하면 中 더 강경해질 것"
  • 등록 2011-08-08 오전 11:22:55

    수정 2011-08-08 오전 11:42:26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양대축이자 미 국채 최대 보유국(채권국)인 중국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연일 미국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여 주목된다.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은 내놓고 있지 않지만 각종 관영 매체의 논평을 통해 미국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나섰다.

8일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논평을 통해 "미국과 유럽이 직면한 문제가 서구 민주주의의 정치적 기능장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민일보는 "미국,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이 현재의 부채위기를 해소하지 않으면 전 세계 경제의 회복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 경제국들이 지금처럼 책임지는 자세없이 자국 이익에만 급급한다면 전 세계 경제의 안정적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최근의 혼란은 경제 펀더멘털이 아닌 미국 정가의 정쟁에 의해 촉발됐다면서 미국 정치인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인민일보는 "지금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은 세계 경제가 아니라 워싱턴의 정치"라며 "미국 정부는 정치적 진창에 빠졌다. 워싱턴에서 일어난 것은 경제적 위기가 아닌 정치적 위기"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7일 신화통신 영문 논평을 통해서도 "미국의 빚중독을 고치기 위해서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능력껏 살아야 한다는 상식을 바로세울 필요가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중국은 보유 중인 외화자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달러화 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만큼 외화자산 다변화에도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 논평은 "세계 최대의 미국 채권 보유국으로서 미국에 구조적인 채무 위기에 대한 설명과 함께 중국의 달러화 자산의 안전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내비쳤다. 지난해 2차 양적완화 때처럼 이달 26일로 예정된 잭슨홀 회의에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차 양적완화를 언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한다면 그만큼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 경제권으로 유동성이 몰려들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스탠다드차타드(SC)의 자스펄 싱 빈드라 아시아 담당 최고경영자(CEO)를 인용해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단행하는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에 민감한 중국 정부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며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예정된 시기보다 더 늦출 수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순 이후 홍콩 내 위안화 예금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540억위안으로 한 해 전보다 5배가 불었다. 이는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3차 양적완화가 단행되는 경우 이러한 경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미국은 세계 최대 채무국이자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때문에 달러를 보유한 다른 나라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 이익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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