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에 따르면 중국의 삼성전자로 평가받고 있는 생활가전업체 TCL은 텔레비전 브랜드로 유명한 미국의 RCA와 프랑스의 톰슨을 지난 2003년 인수해 컬러TV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올랐지만 1분기에 TV 사업부문에서 18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손실은 전년동기의 2배에 달하는 규모. TCL은 또 평면TV 세트 수요 예측 실패로 디지털TV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PC 제조업체 롄샹(聯想ㆍLenovo)그룹은 지난해 세계적인 PC 브랜드 IBM의 PC사업부문을 12억5000만달러에 인수해 세계 3위로 올라섰지만 전략 실패로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상반기 17.6%에서 16.0%로 떨어졌다.
또 중국기업들이 인수에 성공하기 위해 기업가치보다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7월 중국 국영 차이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룩셈부르크 소재 밀리콤 인터내셔널 셀룰러를 53억달러에 인수하려다 실사 직후 무산시켰다.
다만 중국기업들은 TCL과 롄샹의 사례를 보고 인수와 정상화가 어렵다는 점을 깨닫고 좀 더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브랜드들이 중국밖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들을 인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BMO 캐피탈 마켓의 더글러스 포터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 직접 진출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보다 미국기업을 인수해 그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