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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채권금리 급등은 지나친 반응"]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금리가 주가에 연동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재차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의 채권금리 상승이 지나치다는 점도 언급했다. 중앙은행 총재가 금융 가격지표의 수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전 총재는 이날 고려대 정책대학원 최고위정책과정 초청 강연회에서 이론적 배경을 곁들여 가며 최근의 금리 움직임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먼저 현재의 시중금리 움직임에 대한 평가. 전 총재는 "최근과 같이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다소 지나친 반응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리 움직임의 속도와 절대 수준 모두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경기회복의 정도와 시기에 불확실한 면이 적지 않은 데다, 향후 물가도 국제유가 하락 및 환율 안정 등으로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전 총재는 지난 6일 12월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도 "국내 경제가 더 악화되는 않을 것"임을 전제, "성장 회복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많으며, 물가는 안정세를 지속할 것인 만큼 금리가 급등할 요인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최근의 현상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을 덧붙이며 비판했다.
경제논리에 따를 때 금리와 주가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 최근처럼 주가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가 주식시장으로 옮겨 가면서 채권발행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폭이 커서 더 이상의 이익실현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채권에 대한 수요가 증가, 금리를 끌어내릴 수도 있다는 점도 제시됐다.
다만 전 총재는 채권시장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 채권수요 감소에 따른 금리상승이 유발된다는 측면도 인정은 하고 있다.
그러나, 전 총재는 최근의 금리급등 배경을 다른 측면 즉, 경기상승 기대감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주가와 금리에 동시 작용, 주가-금리간 상호작용을 압도하기 때문이라는 데서 찾고 있다. 경기상승 기대감은 기업의 수익성 호전을 기대하게 해 주가를 올리는 반면,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해 금리도 상승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대요인의 영향력이 커진 이유로 두 가지를 들고 있다.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져 경기의 상승 또는 침체를 시사하는 조그마한 신호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데다, 통화당국의 저금리정책으로 금리의 절대수준이 이미 상당히 낮은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상향기조(upward trend)로의 전환이 쉽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금리가 주가에 연동, 동반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 채권시장에 동조하는 경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목했다.
전 총재는 따라서 내년에는 경기의 상하방(上下方)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해 통화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하되, 특히 금융시장이 경제의 기초여건에서 과도하게 괴리돼 투기적이거나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일 때에는 "적절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 경기가 바닥을 탈출할 때 설비자금 수요 급증에 따른 기업의 유동성 부족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을 금융기관들에게 강조하면서, 당국도 이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