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 교육·투자·인프라 도움” “도전하라”

바이오 스타트업 대표들, 해외진출 전략 공유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콜라보’서 특강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 “성공모델 될 것…대책도 시급”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 “신약개발은 여행…협력해야”
  • 등록 2024-12-13 오전 8:08:28

    수정 2024-12-13 오전 8:08:28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최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는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핵심 전략들을 공유 자리가 마련됐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알젤리나파마와 약 5000억원 규모의 치매 신약 후보 물질(CV-01)을 기술 이전한 큐어버스의 조성진 대표와 세계적인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로 진출해 성공 신화를 이룬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콜라보’ 행사에서 스타트업 관계자들 만난 것이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콜라보’ 행사에서 ‘저분자 신약개발 스타트업: 글로벌 L/O 성공 사례’를 주제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바이오허브)
제약·바이오 업계가 힘든 상황에서도 기술이전이라는 단비 같은 소식을 전하고, 바이오 업계에서 주요 ‘스피커’로 활동하는 두 대표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날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 세미나실은 업계 관계자들로 만원을 이뤘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서울시가 조성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고려대가 운영하는 바이오·의료 창업 플랫폼이다. 특히 큐어버스는 이곳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해 있는 기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연구소기업 등록, 세제 혜택 등 사업화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이날 ‘저분자 신약개발 스타트업: 글로벌 L/O(기술수출) 성공 사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길고 아주 리스키(위험)한 신약 개발의 여정에서 저희는 임상 1상 정도에서 임상 2상 초기까지의 앞부분 수행 개발 스타트업”이라며 “2021년 10월에 창업을 했는데, KIST의 출자 기술을 가지고 시작해 KIST 대표 연구소 기업”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파이프라인(주력제품군)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물질인데, 이게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니다”라며 “치매연구개발사업단이라는 사업단 안에 들어가서 약물을 개발하고 있었다. 국가사업에서 오랜 기간 동안 발굴되고 최적화되어서 나온 대표 성과물을 저희가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창업부터 최근 기술이전 성과까지 서울바이오허브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연구자로서 처음에 창업을 할 때 사실 잘 모르는 부분도 많고, 도움을 받을 부분도 많이 있다”며 “여러가지 교육들이나 투자나 아니면 법률적인 부분들에서 지원을 받았고, 공간이나 인프라 들도 많이 지원을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 연구를 거듭하면서 알게 된 바이오 컨설팅 회사를 통해 회사 니즈에 맞는 기술이전 대상 회사(안젤리나파마)를 찾게 돼 1년 만에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조 대표는 “저희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저희가 해야 할 일을 꼭 해서 성공 모델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스타트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신약개발에는 사회적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혼자 만의 노력으로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성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콜라보’ 행사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바이오허브)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시장을 뚫은 ‘렉라자’의 후보물질을 개발한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는 전세계 신약개발회사가 왜 미국 보스턴으로 모일 수밖에 없는 지 이날 특강을 통해 밝혔다.

고 대표는 국내 최초 표적 비소세포암 치료제인 렉라자 개발에 핵심적으로 기여하고, 원천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R&D 전 주기 프로세스를 확립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국민훈장 목력장을 받았다.

제노스코가 개발한 렉라자 후보물질은 모회사인 오스코텍을 통해 유한양행으로 이전된 후 국내 임상을 거쳐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신(옛 얀센)으로 기술이 수출됐다. 이후 지난 8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청(FDA) 품목 허가를 받았다.

고 대표는 보스턴에 대해 세계2차대전 이후 약을 개발하기 위한 R&D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다, 하버드대, MIT 등 주요 대학을 통한 인재 영입이 용이하고, 병원, 벤처캐피탈(VC) 자본 등이 다 결집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신약)개발을 주도한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보스턴 클러스터에는 한국 보건산업진흥원이 국내 기업들을 위한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신약개발은 물론 기술이전 과정까지 관여하며 국내 스타트업의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도전 정신도 필요하다고 했다. 고 대표는 “저는 신약개발 과정을 항상 즐거운 여행이라고 하는데, 설레기도 하지만 겁먹지 말자”라며 “요즘 한국의 에셋(자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도전하는 그런 사람들이 (보스턴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국적 제약회사를 쫓아내려면 우리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며 R&D, 생산 등 각 사업단에 있는 유능한 기업들간 협업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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