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150엔 터치후 147엔대 급락…日당국 개입했나

3일 美시장서 150엔 돌파 수초만에 147.3엔으로 뚝
시장선 日당국 개입에 무게…日재무성 "노코멘트"
4일 日시장서도 상승압박 vs 개입경계 이어질듯
  • 등록 2023-10-04 오전 9:41:28

    수정 2023-10-04 오전 9:41:2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대를 넘어서자마자 급락해 일본 당국의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시장에선 개입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지만, 일본 당국은 “노코멘트”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AFP)


로이터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50엔을 넘어섰으나, 불과 몇 초 만에 147.3엔까지 떨어졌다.(엔화가치는 상승) 이후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서 엔화 매도·달러 매입 기조가 확산, 달러·엔 환율은 다시 149엔대로 상승했다. 다만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맞물려 일진일퇴 양상을 보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4.8%를 돌파, 2007년 10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졌다.

대다수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에 대해 일본 당국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영국 트레이더X의 시장분석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개입과 관련된 모든 특징을 보였다”며 “그렇지 않다면 믿을 수 없을만큼 놀라운 우연이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즈호 런던의 콜린 애셔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사람들이 개입이라고 믿고 반응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런 움직임은 일반적으로 개입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150엔대에서 대기하고 있던 주문들이 쏟아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뉴욕 배녹번 글로벌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난해 일본 당국이 개입했을 때에도 미국 시간대가 아니었다”며 “개입했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조나스 고터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개입 전 단계의 레이트 체크(거래 상황 조회)가 시세를 움직였다”고 봤다.

일본 재무성은 ‘노 코멘트’라고 밝혔다. 앞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3일까지 6일 연속 구두 개입에 나섰으며, 그는 외환 개입 가능성을 환율 수준이 아닌 환율의 변동성을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재무성은 지난해 9월 말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넘어서자 약 한 달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총 9조 1000억엔(약 83조원) 규모의 직접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미일 장기금리 격차 확대 우려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지속될 전망이다. 장 개시 직후인 오전 9시 1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소폭 상승한 149엔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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