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은평 주택가’ 흉기 위협한 30대 남성 구속영장 신청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경찰이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가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30대 후반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손에 흉기를 든 남성이 경찰과 대치 끝에 제압당한 26일 저녁 사건 현장인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주택가가 통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은평경찰서는 27일 오후 7시께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밤 7시 26분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주택가 1층 주차장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다. ‘흉기를 소지한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전날 오후 7시 34분 출동한 경찰은 A씨와 2시간 반 가까이 대치했다.

A씨가 흉기를 자신의 목과 가슴에 댄 채 자해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경찰이 테이저건(전기충격기) 등을 이용하지 못해 대치상황이 지속됐다. 경찰서장이 현장 지휘를 하고 지역경찰 18명, 강력팀 8명이 총력 대응했으며, 경찰특공대 21명이 오후 8시 37분 현장에 투입된 끝에 A씨를 이날 오후 10시 5분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를 설득하는 과정에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 특공대와 강력팀이 제압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엄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달라’고 요구하자,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치킨과 소주를 제공했다.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4년 전 조울증 진료를 받았으나 현재는 약을 먹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전으로 인한 가족 간 다툼이 원인으로 보여지나 면밀히 확인 중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현재까지 살인 예고 글과의 관련성은 없으며 휴대폰 포렌식을 할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A씨의 주거지는 범행 발생지 인근이며, 통닭집에서 술을 마셨으나 다른 일반 시민과 시비가 있었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A씨가 소지했던 흉기는 10년 전 요리사로 일하며 소지하게 된 칼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낚시갈 때 사용하기 위해 차량에 싣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들로 총포 도검 등록 대상이 아니라고 경찰은 전했다. 흉기 총 8점 중 6점이 든 가방은 지역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직후 발견해 압수했으며, 나머지 2점은 체포 시 압수됐다.

한편, A씨는 전날 오후 5시께 범행장소 인근 호프집에 혼자 들어가 술을 마셨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한 목격자는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행인이 연기가 난다고 지적해 시비가 붙은 것 같다”며 “자동차에서 흉기를 꺼내 위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