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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자필 편지에서 자신도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밝히면서 “학교폭력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 반성도 없이 잘살고 있는 현실에 많은 피해자가 힘겨워하고 있을 요즘”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중학생이었던 저는 가해자들의 괴롭힘, 방관하는 또래들의 무시. 네가 문제라는 담임교사의 조롱으로 매일 살기 싫다는 생각만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라며 “학교는 지옥이었고 부모님조차 저의 정서적 환경보다는 학업 성적에 관심을 두셨기에 집조차 안식처가 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름 방학엔 학교에 가지 않으니 괜찮을 줄 알았는데 등록한 학원에서 다른 학교 학생이 ‘너 왕따라며?’라고 비웃더라. 부끄러워하고 숨어야 할 쪽은 가해자인데 손가락질당하는 사람은 저 하나였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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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말미에 A씨가 덧붙인 말은 아래와 같다.
“당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상처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아픔이 길겠지만 영원하진 않으니 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의기소침하지도 마세요. 폭력에 무너지지 않고 그 다리를 건너온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한편 정 변호사의 아들 정씨는 지난 2017년 강원지역 유명 자율형 사립고에 입학해 동급생에게 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언어폭력을 지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정씨는 이듬해 3월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다. 정 변호사 부부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아들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전학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가 대법원까지 간 끝에 2019년 4월 최종 패소했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전학 처분을 받은 지 1년 만인 2019년 2월에야 학교를 옮겨 피해 학생이 장기간 2차 가해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피해 학생들은 학교생활은 물론이고 대학 진학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정씨는 2020년도 정시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