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떠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 헤르손에서 러시아 측의 전쟁 범죄가 밝혀졌다고 13일(현지시간) 말했다.
|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의 파괴된 건물.(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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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상 연설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헤르손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민간인을 살해했다”면서 “수사관들이 이미 400건 이상의 러시아 전쟁 범죄를 문서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군대는 그들이 점령했던 다른 지역에서처럼 야만성을 남겼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자국 군대가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집단 무덤이 발견됐고, 러시아 군이 장악했다 물러난 동부 하르키우 지역과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인 부차에서는 고문이 추정되는 민간인 시체가 포함됐다.
앞서 지난 10월 유엔 인권이사회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범죄가 자행됐으며, 특히 전쟁 초기 몇 주 동안 러시아군이 인권 침해의 대부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조사위는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하르키우, 수미 등 우크라이나 북부 4개 주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포격하고 도망치려는 민간인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헤르손 지역은 남부 요충지로,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점령했다가 약 8개월 만인 지난 11일 우크라이나가 탈환에 성공했다. 헤르손 당국은 러시아 군대가 떠나면서 전기 등 주요 기반 시설을 파괴했으며, 대부분 주택에 전기와 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