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서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등 미래 성장 산업을 타깃으로 전담 팀을 꾸려 가동하고 있는 곳은 우리 신한금융그룹이 유일하다. 특히 각 분야 산업전문가를 스카우트해 전문성을 기반으로 팀을 운영, 단기간에 다양한 딜을 성사시키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승구 신한투자증권 인더스트리팀 팀장은 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기존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제안영업 방식에서 탈피, 인사이트가 있는 산업분석을 토대로 하는 세일즈 영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발족한 신한투자증권 인더스트리팀은 현재 헬스케어 IB, ICT/콘텐츠 IB, 신재생에너지·ESG IB 등 크게 3개 미래 성장산업을 중심축으로 구성, 운영되고 있다. 전체 팀원은 8명에 달한다.
신한의 인더스트리팀이 국내 투자은행(IB) 업계로부터 관심을 받는 것은 기업별로 관계영업을 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미국 IB들처럼 산업분석을 기반으로 세일즈 영업을 하는 시스템을 전격 도입, 가동하고 있어서다.
김 팀장(디렉팅 매니저)은 “현재 팀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IPO와 M&A 관련한 딜이 10여건에 달할 정도로 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다른 경쟁사들처럼 관계를 기반으로 영업을 하지않고 팀원들이 확보하고 있는 각 산업별 전문성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제안 영업을 하는 게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했다.
실제 이 팀에서 IPO 담당 인력과 협업하여, 현재까지 1년이 조금 넘은 기간동안 기업공개(IPO)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회사가 14개에 달할 정도로 기업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LGCNS, NHN커머스, 코아라인소프트, 노벨티노벨리티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회사들이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산업 전문성을 기반으로 팀원들을 외부에서 충원하다 보니 구성원들의 이력도 다른 어느 곳보다 이채로운 게 특징이다.
헬스케어IB를 맡고 있는 한종수 부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이다.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상의학본부, 사업개발팀 등에서 4년 가량 근무하다 지난해 이 팀에 합류했다. 한 부장은 “의사로서의 길을 걷는 것보다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게 더 흥미로워 이 분야로 진출했다”면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기업금융의 전문가로 인생을 엮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ICT/콘텐츠 담당 IB를 총괄하고 있는 김민정 파트장은 이팀에 합류하기 전 10여년간 CJ에서 전략기획을,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에서 미디어·게임, 인터넷등 분석업무를 각각 수행한 경력을 갖고 있다. 김 파트장은 “고객사에게 IPO나 M&A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때 산업분석을 전반적으로 먼저 하고 개별기업을 후에 하는 톱다운 프리젠테이션 방식을 적용한다”면서 “이는 개별 기업 분석에 치중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과는 결과적으로 콘텐츠의 질에 있어 큰 차이를 낳고 있어 고객사들의 평가가 좋다”고 귀띔했다.
이 팀을 총괄하는 김승구 팀장은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영업환경에서는 선진국형 투자은행(IB)이 등장하기는 요원하다”면서 “국내에서 우리가 처음 시도해보는 글로벌 IB 방식의 영업전략이 뿌리를 내린다면 국내 투자은행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일조할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신한의 글로벌IB를 향한 포석이 국내 IB업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