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화 조치 지적 쏟아져…홍은택 카카오 "재발방지 대책 세우겠다"

여야 의원들 현장 방문
"서비스별 이중화, 플랫폼 이중화 안 됐다" 지적
홍은택 "조치했지만 규모 대비 부족했다" 시인
이용자에 늦장 공표도 문제
  • 등록 2022-10-16 오후 4:40:12

    수정 2022-10-16 오후 4:40:12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사고가 난 데이터센터는 메인 센터로 3만2000대 서버가 있습니다. 이중화한다고 했지만, 이 정도 (사고) 규모에 대해선 대비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원상 복구가 되면 진상 규명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홍은택 카카오(035720) 각자대표는 16일 열린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간담회에서 서버 이중화 등 재난복구(DR) 시스템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윤영찬 의원(민주당)은 이날 “천재지변이나 화재 등에 대비해 서버를 이중화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왜 이 한곳에 물리적으로 3만2000대 서버가 집중돼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층간 분리 등 물리적으로 분리가 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운데)


또 윤 의원은 “특정 서비스가 장애가 나도 다른 서비스는 죽지 않도록 서비스별로도 이중화가 됐어야 한다. 처음부터 구조를 잘못 짠 게 아닌가”라며 “이중화가 자동으로 돼야지 현장에 접근해 ‘어드민’을 다시 켜는 문제가 논의된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도 “앞으로 DR시스템 구축에 있어 플랫폼 이중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카카오는 4개의 데이터센터를 빌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화재가 난 SK C&C의 데이터센터는 카카오가 3만2000대 서버를 두고 ‘메인 센터’로 활용 중이었다.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서버 전체에 전원 공급이 끊겼고,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 대부분이 ‘먹통’이 됐다.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 완전히 복구가 안 되고 있다.

반면 마찬가지로 이 센터에 입주해 있던 네이버는 일부 서비스 영역에서 오류가 발생하긴 했지만, 카카오처럼 전체 서비스가 먹통이 되진 않았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본부장은 “전면 장애가 나더라도 국지적으로 특정 기능이나 일부 사용자만 안 되게 서비스 컴포넌트를 분리해 모듈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뿐 아니라 SK C&C의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일반 건물도 화재가 나면 차단벽 등 최소화하는 기능이 있는데 어떻게 전체로 이어지고 하루가 지나도록 발생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완종 SK 클라우드부문 부사장은 “화재 발생 구역에서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지 않으면서 소방당국에서 물을 사용해 진화해야 한다는 의사결정을 했다. 그러다보니 전체 데이터센터 전원을 모두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이 “변명 같다. 특정 셀에 화재가 발생했으면 그걸 차단해 전체 기능은 정상 작동해야지, 어느 부분 하나만 화재가 나도 전체를 차단해야 한다면 전체 화재난 것과 똑같다”고 하자, 김 부사장은 “셀만 분리해서 소화하는 부분에 대해 기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장애가 나고도 늦장 공표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조승래 의원은 “카카오는 팔로워가 몇 명 되지도 않는 트위터 계정을 갖고 고지했다”며 “수단이 없었다면 과기정통부와 협의해서 통신 3사를 통해 (재난 문자로) 고지했어야 한다. 과기부도 대응이 늦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종합감사에서도 다뤄질 전망이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김범수 의장 등을 포함해 필요한 증인 신청을 바로 처리해 종감 때 해명할 기회를 드릴테니 국민들께 소상하게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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