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유럽, 동북아시아 등 북반구가 때 이른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일본에서 처음으로 40도가 넘는 6월 기온이 관측됐다.
| 폭염이 강타한 프랑스의 한 도심 분수대(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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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방송은 일본 기상청을 인용해 지난 25일 오후 2시56분 군마현 이세사키시가 섭씨 40.2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 관측 역사상 6월 최고 기록으로, 종전 기록은 2011년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에서 측정된 39.8도다. 수도인 도쿄 도심도 이날 온도가 35.4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64개 관측 지점이 35도를 넘겼다.
이처럼 6월에 이른 무더위가 시작된 것은 일본 열도 남쪽에 있는 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으로 강하게 확장하면서 장마전선이 북상해 여름철 기압배치가 되고 일사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유럽 또한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24일 영국 가디언은 지난주 프랑스 전역에 걸쳐 200건 이상의 월별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으며,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스페인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항구 도시 보르도는 40.5도를 기록했다. 스페인 예이다대 연구진들은 기후 변화 탓에 유럽의 ‘화재 기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텍사스주(州) 등 미국에서도 연일 최고 기온이 40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북쪽에 있는 시카고조차 37도를 넘어 10년 만에 최고 온도를 기록했다. 가디언은 폭염이 농업·축산업 등에 영향을 미쳐 캔사스주에서 2000여 마리의 소가 폐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반구에 있는 뉴질랜드는 강추위를 경험하고 있다. 뉴질랜드 남섬 오타고 지역의 소도시 미들마르크는 영하 11도까지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가장 추웠던 지난해 온도를 이미 넘어섰다.
텍사스 A&M 대학의 기상학자 앤드류 데슬러는 최근 온난화 현상 탓에 과학자들이 폭염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슬러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 상 점점 더 많은 지역이 이전보다 높은 온도를 경험하게 될 것이고 결국 지구온난화가 충분한 수준에 다다르면 북반구 중위도에 있는 모든 지역이 화씨 100도(섭씨 약 37.8도)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4일 “수많은 지역에서 동시발생하는 극한의 날씨는 건강을 위협하고 화재나 작황 실패 등으로 이어진다”면서 “이상 기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세계 식량 공급에 더욱 부담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