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④中 시진핑, 북한갈까…힘받는 중국 역할론

종전선언 개입 위해 관계 강화할 듯
北, 이례적 외국인 단체관광객 통제
  • 등록 2018-08-12 오후 8:00:03

    수정 2018-08-12 오후 8:00:03

지난 5월 8일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다롄에서 만나고 있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중국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일각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중국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 INDPRK는 북한 국내 상황으로 인해 1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받지 않겠다고 중국 여행사에 통지했다. 통지문에는 평양의 모든 호텔이 보수작업에 들어가야 해서 단체 관광객을 받을 수 없다고 기재돼 있다.

하지만 매일 20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받으며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이 성수기인 8월에 갑작스럽게 단체 관광객을 통제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다음 달 9일은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건국절인 만큼, ‘혈맹관계’를 복원한 북·중 정상의 회동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으로선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방중에 대한 답방을 할 수 있다. 북한으로서도 시 주석의 방문에 맞춰 북한의 대외개방 및 경제건설에 대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선보일 수 있어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물론 북한이 대규모 건국절 기념행사를 위해 통지문 그대로 외국인 관광객을 맞기 위한 호텔 정비 등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남북 고위급 회담이 다가오는데다 북한이 재차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중국 역시 이에 개입하기 위해 북·중 관계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중국은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한 축에 중국이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북한 노동신문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첫걸음으로 북·미가 종전선언의 단계에 접어들 시기라고 주장한 데 대해 “한반도 전쟁 상태를 종결하는 것은 시대진보의 조류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유관 각국의 이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 중요한 당사자이자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로서 마땅한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며 ‘중국 역할론’을 덧붙였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당시만 해도 종전선언은 남한과 북한, 미국 3자 구도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최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북한을 방문하고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하면서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여전히 중국이 종전선언에 참여할 수 있을 지는 미국의 입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열린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서도 ‘시진핑 배후론’을 꺼내며 중국의 개입을 극도로 경계한 바 있다.

베이징 한 소식통은 “최근 중국이 종전선언에 참여하기 위해 남한 및 북한과 연이어 접촉하고 있다”며 “한반도 장악력을 높이려 하는 중국으로선 종전선언 참여를 포기할 수 없는 만큼, 8~9월 북한을 둘러싼 중국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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