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올 상반기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아파트는 ▲경매진행건수 ▲총 응찰자수 ▲낙찰총액 등 3개 부문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경매에 나온 하우스푸어들의 아파트 물건이 봇물을 이룬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진행건수는 총 1만 5380건으로 집계됐다. 경매진행건수는 지난 2010년부터 3년 연속 증가했다.
법원을 찾는 응찰자도 크게 늘었다. 4·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매수자들이 경매시장에 몰리면서 지난 21일까지 3만 6396명이 법원 경매에 참여, 역대 최대치인 3만 4477명을 넘어선 상태다.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는 이달말까지 총 응찰자수는 4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응찰자 증가로 경매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낙찰총액 역시 21일까지 1조 6670억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상반기 낙찰총액은 1조 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 상반기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아파트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 ‘비선아파트’(전용 48㎡)였다. 지난 2월 4일 감정가 2억 5000만원에서 3번 유찰돼 최저가 1억 2800만원까지 떨어진 뒤 61명이 응찰해 감정가 대비 70.8%인 1억 7699만원에 낙찰됐다. 권리관계상 문제가 없는 소형아파트인데도 3번이나 유찰돼 저가 매물을 선호하는 응찰자가 몰린 것이다.
역대 최고 감정가는 65억원을 기록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전용 301.5㎡)였다. 지난 6월 12일 감정가 65억원에서 1번 유찰된 뒤 감정가 대비 80.6%인 52억 4100만원에 낙찰됐다. 이어 윤현수 미래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전용 244.3㎡)이 지난 1월 30일 감정가 60억원에 경매에 나왔다. 이 물건은 두번 유찰돼 38억 4000만원까지 최저가가 떨어졌고, 감정가 대비 75.2%인 45억 1050만원에 팔렸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올 상반기에는 주택 거래 실종으로 하우스푸어 주택이 대거 경매시장에 나오면서 값싼 매물을 사려는 수요가 몰렸다”며 “하반기에도 경매 물건은 많을 것으로 보이나 시장 불안감 때문에 입찰자들은 저렴한 물건에만 응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