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북(Book) 페스티벌을 찾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부스에 진열된 신간들을 살펴보며 직원에게 이같이 물었다.
앞서 안 후보는 “책의 페이지수, 발행 년월일, 저자까지 모두 다 읽고, 바닥에 종이가 떨어져 있으면 그것마저도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활자 중독증이었던 것 같다”고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고한 바 있다. 이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대선주자로 거듭난 안 후보이지만 책 앞에서 만큼은 그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최근에는 차 안에서 틈틈이 독서를 한다는 안 후보는 이날도 두 권의 책을 집어들었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의 김두식 교수가 쓴 ‘불편해도 괜찮아’와 달라이 라마·스테판 에셀의 대담집 ‘정신의 진보를 위하여’다.
‘정신의 진보를 위하여’는 티베트 불교의 수장이자 정신적 지도자로 꼽히는 달라이 라마와 ‘분노하라’를 쓴 프랑스의 90대 노(老)투사 스테판 에셀의 대담집이다. 인간의 삶이 그동안 지나치게 정신보다는 물질 쪽으로 기울어지다보니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했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만 책을 사는 데서 그치지 않고 행사장에서 만난 고등학생들에게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광장에 마련된 즉석 배지 제작소에서 안 후보는 종이에 책과 커피 그림을 그린 뒤 ‘책은 인생의 동반자이자 좋은 조언자입니다’라고 적었다. 주변에서는 “우와, 그림 잘 그린다”라는 칭찬이 쏟아지기도 했다. 안 후보는 자신의 ‘작품’으로 제작된 배지를 여고생에게 선물했다.
한편 안 후보는 행사장을 떠나기 직전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5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선거가 ‘국민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라는 원래의 의미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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