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간 협상이 사실상 무위로 끝나면서,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남아공 월드컵도 SBS가 단독중계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막판 협상중재로 극적 타결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졌지만,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 SBS, `칼자루 끝까지 지켰다`
중계권을 확보한 SBS는 단독 중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궁지에 몰린 KBS와 MBC는 SBS의 마음을 돌리려 여러 협상카드를 내놨지만, 실패했다.
이들 지상파 3사는 지난달 23일 방통위의 시정조치 이후 3~4차례 비공개 중계권 협상을 벌였지만, 핵심쟁점이었던 한국경기 중계와 중계권료 분담액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SBS는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협상 초반부터 개막전과 결승전을 비롯해 한국·북한·일본·호주팀의 경기를 독점중계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칼자루를 쥔 SBS 입장에선 `협상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겠다는 뜻이다. 대신 나머지 경기에 대해 나눠줄 용의가 있다고 했다.
협상 진전이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업계 안팎에선 애초 SBS가 방통위가 부과할 과징금(최대 35억원)을 감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말도 나온다.
◇ SBS, 월드컵 단독중계 `득과 실`
SBS는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로 적잖은 실리를 취하게 됐다. 또한, 방송계의 위상도 한층 제고될 전망이다.
또, `방송계 맏형`격인 KBS와 MBC를 제치고 국민적 스포츠를 연이어 중계하면서 방송계에서의 입지와 장악력이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만년 방송 3위`란 꼬리표를 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방송계 일각에선 SBS가 지나치게 자사의 이익만 고려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도 적지 않다. 특히, 한국전 등 중요경기에 대해선 나눠줄 수 없다고 원칙을 세운 점은 애초부터 협상에 임할 생각이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함께 스포츠 중계권 협상과 관련, `코리아 풀(Korea Pool)` 파기에 따른 심각한 국부 유출의 전례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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