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실물경제에 대한 위협이 가속화되면서 월가는 물론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신용카드나 케이블업체는 물론 소매업체들까지 실적악화 우려로 고통스러운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내년 실적전망을 하향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비자와 마스터카드 역시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홈데코 소매업체와 미디어그룹에 대한 우울한 전망은 물론 하이테크 관련주들도 바짝 긴장한 상태다.
◇ 자산운용사 내년 실적전망 `줄하향`
월가 주요은행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는 미국 자산운용사들의 내년 실적전망도 잇따라 강등되고 있다.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블랙록과 T. 로웨프라이스그룹, 프랭클린 등을 포함한, 자산운용사들의 내년 실전전망을 각각 평균 26%와 27%까지 하향했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이리자리 애널리스트는 "자산운용사들이 내년에도 부진한 현금흐름과 형편없는 수익률, 마진 하락 등으로 매우 도전적인 영업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도 "최근 심각한 위험자산 매각으로 자산운용그룹들의 AUM(Assets Under Management; 관리자산)이 상당히 낮아질 전망"이라며 "거시경제 침체와 변동성 증가로 향후 몇분기 동안 성장세가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했다.
◇ 신용카드사도 불안.."주가 이미 급락"
급격한 경기침체는 미국 신용카드사들의 실적도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무너진 위기 속에서도 올해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 5월에는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신용위기를 비껴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두 회사 모두 금융위기에 면역이 돼지 못했다며 강달러와 높은 손실룰, 글로벌 경기후퇴 우려로 향후 실적이 기대 이하를 밑돌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우려로 인해 이미 비자카드 주가는 지난 5월 최고가 이후 35%나 급락한 상태다. 마스터카드도 시장가치의 절반 이상이 날아간 상태다.
◇케이블업체 `울상`..필수품 소비 줄어 소매업체도 타격
올해 엔터테인먼트 섹터에서는 그나마 잘 나갔던 케이블업체도 경고등이 켜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월가가 몰락하는 사이 케이블업체들의 성공신화에도 금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주택시장 침체로 타격을 받은 홈 데코업체들 역시 금융위기가 미국을 경기후퇴로 몰고가면서 깊은 주가 폭락에 직면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주택가치 하락은 물론 빡빡한 차입여건과 높은 물가에 직면하면서 고가품은 물론 기본적인 생필품 소비까지 줄이고 있다.
닉 맥코이 TNS리테일포워드 컨설턴트는 "터널 끝에도 빛이 보이지 않는다"며 "구제금융이 주택시장을 살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고, 여전히 주택 재고가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
◇ 통신·IT·인터넷관련주도 이미 실적 경고등
이밖에 이미 통신주와 기술주, 인터넷관련주들에도 실적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비즈니스위크는 금융위기에 대한 방패를 가졌던 하이테크 관련주도 취약해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조르면서 칩 생산업체부터 소비가전업체까지 기술주에 대한 성장전망은 물론, 통신 벤더업체들도 고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날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INTC)의 3분기 순이익이 월가 전망치를 소폭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14일(현지시간) 장마감 직후 지난 3분기 순이익이 20억달러(주당 35센트)로 전년동기의 18억달러(주당 30센트) 보다 12% 증가했다고 밝혀 시간외에서 급등세를 탔다.
그러나 이날 인텔 CEO 폴 오텔리니는 "글로벌 경제 위기의 범위를 알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우리 사업에도 압박을 줄만한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봐야할 것은 4분기 실적"이라며 "신용위기 영향이 어떻게 전개될지 볼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4분기 매출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