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무한경쟁 시대에 사업영역 제한이란 없다"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해외 대기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자동차업체가 증권업계에 진출하고 컴퓨터업체가 디지털음악을 서비스하거나 가전제품을 만드는 식이다.
도요타,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패커드(HP), 델, 모토로라 등 쟁쟁한 유명 대기업들은 주력 사업과 거리가 있는 신규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수익다각화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이르면 오는 10월 증권업에 진출할 전망이다. 도요타는 그룹 판매법인인 나고야도요펫을 통해 자산운용 서비스를 시작하고, 투자신탁상품과 채권 등 금융상품을 판매키로 했다.
일본에서 자동차 회사가 증권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과 영업망을 활용할 경우 일본 최대 증권회사인 노무라보다 더 넓은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까지 했다.
도요타는 부동산 시장에도 시선을 주고 있다. 일본 4위 은행 UFJ홀딩스는 1500억엔의 대규모 부실여신을 안고 있는 주택업체 미사와홈스 지분을 도요타가 대신 인수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도요타는 아직 이 요구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미쓰비시도쿄와의 합병 전 부실채권을 정리해야 하는 UFJ홀딩스는 도요타에게 앞으로도 계속 구조 신호를 보낼 것임을 밝혔다.
소프트웨어업계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하드웨어의 강자
휴렛패커드(HP)도 마찬가지다. 두 업체는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애플은 세계 디지털음악 다운로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니 등이 도전장을 내밀긴 했지만 애플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MS와 HP라면 사정이 다소 다르다. MS의 인터넷사이트인 MSN는 월간 이용자가 무려 3억5000만명에 달한다. MS가 이를 기반으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시장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컴퓨터업계의 명가
델도 빠질 수 없다. 델은 디지털TV,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가전제품 시장 진출을 조만간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델의 가전시장 진출은 1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소비자가전 시장을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이 있는 만큼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는 계산이다. 델은 고성장이 기대되는 디지털TV 시장에서 컴퓨터 때와 마찬가지로 저가 위주의 확장 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다.
델의 경쟁자 게이트웨이는 이미 작년부터 미국 내에서 PDP-TV를 판매해 쏠쏠한 재미를 본 바 있다.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역시 대만 웨이관그룹과 합작, 중국 가전시장 진출할 계획이다. 모토로라는 조만간 디지털TV 등을 중국 시장에 출시할 전망이다.
유명 기업들이 이처럼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말할 것 없이 `수익창출`이 목적이다. 특히 IT기업의 경우 반도체, LCD, PC 등 중점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신규 사업 진출이 불가피하기도 하다. 매년 일정 규모이상의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IT기업의 특성상 새로운 동력 발굴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신규 사업에 대한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리는데다 섣부른 다각화로 기존 사업의 경쟁력마저 갉아먹을 위험도 많다. 그러나 세계 경제 성장둔화 논란으로 향후 수익모델 확립 필요성이 높아질만큼 대기업들의 사업다각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