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오미크론이 이달 내 우세종화될 경우 전파력을 감안하면 정점 규모가 하루 최대 8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 사망자를 현 오미크론 치명률(0.09%)로 추산하면 하루 720명가량 발생할 수 있다. 또 백신 미 접종군으로 이미 ‘3명 중 1명’이 코로나 확진·완치자인 0~9세 영·유아 및 소아에선 확산세가 더 커질 수 있다.
|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33만4708명, 누적 확진자는 937만3646명으로 집계됐다. 주말 효과로 인해 이날 총 검사 건수가 58만4554건(양성률 57.3%)을 기록, 평일 대비 40%가량 감소해 확진자 수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사적모임인원을 2명 늘리는 거리두기 추가 완화에도 23일부터 확진자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파력이 30% 강한 스텔스오미크론 확산이 정점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스텔스오미크론에 대해 전파력은 기존 오미크론보다 다소 높지만, 중증화율 및 치명률은 차이가 없다고 밝혀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달 7일 정례브리핑에서 “스텔스오미크론이 약 30% 정도로 전파력이 높을 수 있다”면서도 “현재 여러 나라에서 평가를 진행한 결과 임상적인 중증도 차이는 (기존 오미크론과 비교할 때) 그렇게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스텔스오미크론이 서울과 같은 인구 밀집지역과 0~9세 영·유아 및 소아 등 집단생활을 하는 저연령층에서 유행 규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서울은 이날 누적 확진자가 204만 2110명으로 전체 시민 950만 9458명(작년 말 기준) 중 21.5%에 달했다. 또 백신 미접종군인 0~9세는 해당 연령대 인구(362만4712명) 중 115만 8968명이 확진, 누적 감염률 32%로 3명 중 1명꼴에 달한다. 이는 10세 이상 나머지 연령대 감염률 17.2%(4769만 2677명 중 821만 4678명 확진)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정부는 5~11세 소아에 대해 고위험군 중심으로 31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1·2차 접종 간격이 8주인 점을 감안하면, 5월 이전에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점 예측에 변수인 스텔스오미크론 검출률이 국내에서 26%이며, 서유럽에선 이로 인해 확진자가 다시 늘고 미국도 다시 늘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도 스텔스오미크론 영향으로 확진자 늘고 있어 계속 제로 코로나를 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4~5월에 감소했다가도 다시 중국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텔스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정점 규모가 커지고, 정점을 찍는 시기가 늦춰질 경우 위중증·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정부는 확진자 수보다는 중증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데 방역 목표를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올 1월 3주(1월 16~22일)에 오미크론이 우세화된 이후 사망자가 하루 평균 96명이나 발생하고, 최근 1주일간은 매일 29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스텔스오미크론의 30% 높은 전파력이 정점 규모에 예상보다 크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정부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 대비 전파력을 2~3배로 평가했지만, 하루 최다 확진자는 델타 7848명(2021년 12월 15일)에서 오미크론 62만 1328명(3월 17일)으로 80배 가량 커졌다. 스텔스오미크론도 30% 전파력만 가정해도 최다 확진자는 하루 80만명, 사망자는 72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정점이 예상되는 다음 주까지 팍스로비드를 빨리 처방하는 등 물량을 다 풀어야 한다”며 “정점까지는 2주 정도 걸릴 것이고 그전까지는 사망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