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새 아파트 10채 중 3채가 중도금 대출이 안되는 고가 아파트(9억~15억 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
|
8일 부동산114가 최근 2년(2018~2019년)간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를 집계한 결과 9억원이 넘는 고가아파트가 총 2만2288가구로 전체의 35.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는 1만4321가구가 고가 아파트로, 전년도(2018년 7967가구)에 비해 79.7% 증가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 원 초과 아파트 청약 당첨자는 대출 없이 중도금 및 잔금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 강화나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증가 등에도 고가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이유는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직전 분양 단지와 분양가가 같거나 높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작년 송파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호반써밋송파2차, 계룡리슈빌퍼스트클래스 등 중대형 아파트는 9억~13억원 대에 공급됐다.
반면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분양가 9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2018년 76.6%에서 지난해 60.1%로 감소했다. 분양가 15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도 같은 기간 10.6%에서 4.7%로 줄었다. 2018년에는 강남 개포동 디에이치자이, 서초동 래미안리더스 등 초고가 아파트 분양이 집중됐지만 작년에는 분양가 상한제 대상인 송파 위례신도시 등에서 9억원 이상 15억원 이하 물량이 많았고 강남 역삼동 시티프라디움더강남, 송파 시그니처롯데캐슬 등 소규모 주상복합 단지에서 9억 이하 분양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 9억 원 초과 아파트가 늘어나 청약 당첨자들의 자금 부담은 커졌지만 여전히 높은 시세 차익으로 인해 청약 당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주택 기간이 긴 부자들에게 로또 아파트 당첨 기회가 돌아가는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