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폭식하는 왕서방…5년새 5배 증가

  • 등록 2017-02-21 오전 9:26:42

    수정 2017-02-21 오전 11:44:1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인들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덩치를 불리고 있다.

21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이 5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체류 외국인 수는 200만명으로 국내 총인구(5100만명)의 3.9%다. 이 가운데 한국계를 포함한 중국인은 101만7000명으로 전체 외국인의 50%에 달했다.

중국인들은 급증하는 인구를 배경으로 국내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중국인 투자자는 지난해에만 262만㎡의 토지를 사들였다. 기타 국가(101만㎡), 미국(97만㎡), 일본(11만㎡) 투자자의 합보다 많은 수준이다.

외국인들이 보유한 전체 토지는 10만5413필지(2억3220만㎡)다. 이 가운데 중국인 소유는 2만208필지(1690만㎡)로 전체 7%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근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외국인 국적별 토지 보유 현황[국토교통부·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특히 2011년 370만㎡에 불과했던 중국인 투자자의 필지 면적은 2016년 말 1690만㎡로 5년 만에 486%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필지는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론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중국의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하이, 베이징 등 자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중국인들은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인들이 해외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홍콩의 경우 최근 10년간 부동산 가격이 4배 폭등했다.

이에 홍콩을 비롯해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등은 외국인 부동산 취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홍콩은 2010년 투자이민제 투자액을 650만홍콩달러에서 1000만 홍콩달러로 늘렸고 지난해에는 외국인 부동산 인지세를 8.5%에서 15%로 높였다.

싱가포르는 외국인이 콘도를 구입하면 주택가격의 15%를 과세하고 호주는 외국인은 신축 주택만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김열매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해외 사례를 비춰볼 때 우리나라 역시 부동산 가격 폭등 이후 후행적으로 규제를 도입하기 보다 그 영향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인지세 도입 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면 시장 안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사전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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