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vs 구글, 2라운드 돌입

中 기업들 거래·계약 해지
美 "중국 정부 압박" 비난
  • 등록 2010-03-25 오전 11:25:10

    수정 2010-03-25 오전 11:25:10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올해 초 구글이 중국을 떠난다고 밝히고 실제로 구글은 중국에서 사이트를 폐쇄했지만, 사태는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다. 중국 내 기업들은 중국 법을 따르지 않는 구글과 관계를 끊겠다고 속속 선언하고 있고 미국 언론들은 중국이 보복에 나섰다고 보도하면서 구글과 중국의 대립이 국가간 대립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 중국 기업들 "구글이랑 일 안 해"

▲ 출처=신화통신

중국 당국이 구글의 철수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중국 내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태도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법을 따르지 않는 구글과 일을 하지 않겠다면서 중국 내 구글 파트너사들이 잇따라 관계를 끊겠다는 발표를 한 것.

가장 먼저 밝힌 것은 중국 검색포털사이트인 톰 온라인. 2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이 철수를 밝히고 톰 온라인은 구글이 중국의 검열 법률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구글 중국법인과의 계약을 끝냈다고 밝혔다. 현재 사이트 내에서 구글 검색 기능은 사라진 상태다. 이 회사는 중국 정부와 각별한 관계로 알려진 중화권 최고 부자인 홍콩의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의 관계사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아고라인 티안냐도 구글과 추진했던 몇 가지 일들을 그만하겠다고 밝혔고, 중국 이동통신업체들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도 휴대전화에 탑재하기로 했던 계약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내에서 구글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신화통신은 구글의 이번 철수는 자신을 스스로 궁지에 몰아놓은 것이라고 평가했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구글의 검열 협상에서 중국이 이겼다고 말했다.

◇ 美 언론들 "중국의 보복이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구글의 중국사이트가 홍콩으로 연동한 이후 일정 시간 동안 끊김 현상이 발생하자 중국이 검열을 적용하고자 애쓰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중국 기업들의 구글과의 관계 끊기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 사이트가 이전된 이후 약 30분 동안 신화통신, 상무부, 중국인 등 중국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에러가 떴다고 전했다. FT는 또 IBM이 개발한 중국 휴대전화 스팸문자 차단시스템이 중국 검열에 사용될 수 있다는 민감한 반응도 보였다.
 
또 AP통신은 구글 검색엔진을 차이나모바일에 탑재하려던 협상이 결렬되는 등 중국기업들이 구글과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구글에 대한 다양한 보복 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언론 뿐만 아니다. CNN머니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중국과 함께 중국의 법을 따르겠다고 밝힌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힐난하면서도 구글의 행보는 소신 있는 행동이었다면서 찬사를 보냈다.

한편 홍콩으로 연동시켜놓는 변칙을 쓰면서 여전히 중국과의 여지를 남겨둔 구글은 미국 정부에 SOS를 요청한 상태다. 홍콩으로의 연동은 언제든 차단될 수 있는데다 중국 기업들이 함께 공격에 나서면서 미국 정부의 힘을 빌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구글이 검열이 한 나라 한 지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면서 중국 사이트 제한에 대한 방책을 미국정부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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