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지방조직` 백혈병 정복 희망될까?

고규영 교수팀, 지방세포서 혈액줄기세포 얻어내
Bood誌, 이례적으로 전세계 매체통해 연구결과 홍보
  • 등록 2010-02-04 오전 11:00:01

    수정 2010-02-04 오전 11:05:40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별달리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받던 몸속 지방조직이 백혈병과 같은 혈액 관련 질환을 정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의 고규영(카이스트 교수) 연구팀이 지방조직으로부터 백혈병 등 혈액계 난치병 치료에 사용이 가능한 혈액줄기세포를 분리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4일 밝혔다.

▲ 생체외 세포군체형성. 배양된 비지방세포로부터 유래된 혈액세포군체
연구팀은 지방조직과 골수조직이 다양한 공통점을 갖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골수를 손상시킨 동물에게 지방 조직에 존재하는 비지방세포를 정맥주사한 후 이 세포로부터 생겨난 혈액세포가 장기간 동물의 혈액 내에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체내에 주입한 지방조직의 비지방세포에서 손상된 골수를 재생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혈액줄기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손쉬운 방법으로 혈액줄기세포를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혈액줄기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혈액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분화능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체줄기세포다. 백혈병 등의 혈액계 난치병 치료에 이용되는 이 세포는 주로 성체의 골수 내에 존재하는데 양이 적고 증식이 어려워 연구와 치료에 걸림돌이 돼 왔다.

김동욱 세포응용연구사업단 단장은 "혈액줄기세포를 골수나 혈액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흔히 쓸모없는 조직으로 생각하는 지방조직을 혈액줄기세포의 공급원으로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재생의학의 새로운 세포공급원으로 지방조직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또한, 혈액줄기세포의 자가이식에 있어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학회지인 `Blood`지의 2월 4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학회지를 주관하는 미국 혈액학회는 이례적으로 전세계 매체를 통해 일반인에게 연구 결과를 홍보하기로 했다.
 
◇ 용어설명
 
▲성체줄기세포
-배아발달 단계 이후 체내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로, 주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성장시키는 역할을 담당, 필요한 때 특정한 조직의 세포로 분화하게 되는 미분화 상태의 세포다.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 문제가 없고,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비지방세포
-지방조직에서 지방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세포군을 말하며 면역세포혈관내피세포와 함께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줄기세포들을 포함하고 있다. 지방·연골·근육 조직 등으로 분화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등 골수 중간엽줄기세포 (mesenchymal stem cell)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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