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펀드결산)②중국펀드의 굴욕

국내외펀드 상위20권중 플러스수익률 4분의 1 불과
국내펀드·ETF 선전..상품·러시아등 틈새시장 선방
  • 등록 2008-04-01 오전 11:30:00

    수정 2008-04-01 오후 3:02:50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작년 한해 펀드시장을 `달콤`하다고 한다면 올초 펀드시장은 `씁쓸`하기만 했다. 3월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의 베어스턴스 유동성 위기로 연중 최저점을 찍으며 깊은 조정을 겪었다. 달러/원 환율 급등까지 맞물리며 코스피는 1500선까지 추락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유동성 충격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로 번졌다. 각국 시장의 내부적 요소까지 가미해 중국과 베트남 등은 예상외의 큰 폭 하락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는 작년 활황장과 달리 대형 성장주펀드들이 부진한 반면 인덱스펀드와 가치주펀드, 상장지수펀드(ELF) 등에 관심이 쏠렸다. 해외펀드 중에는 상품관련 펀드와 중남미, 러시아, 중동·아프리카 등 `틈새` 지역이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역시 시장 부진을 이기지는 못해 상위 20위권 국내외 펀드 중 각각 5개 정도의 펀드만 플러스수익을 보이는데 그쳤다.

◇ 국내펀드, ETF 선전..`삼성·SK그룹주 희비 엇갈려`

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1일 기준으로 순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주식형펀드 중 연초 이후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펀드는 삼성투신운용의 `KODEX반도체 상장지수`였다. 수익률은 6.92%. 

반도체지수 섹터지수를 추종하는 이 펀드는 동일 기간 유형평균 수익률 -7.86%에 비해 상당히 좋은 성과를 보였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TIGER SEMICON 상장지수` 펀드와 `KOSEF IT ETF` 등이 각각 연초 이후 6% 넘는 성과를 나타냈다.

삼성그룹주를 담고 있는 펀드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동양 e-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을 비롯해 `한국삼성그룹주식`펀드가 20위권에 6개나 자리잡았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IT업종군들이 최근 1개월간 상승률이 양호했고, 의료정밀업종 대표종목인 삼성테크윈도 비교적 양호한 상승패턴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하위 20위권에는 삼성그룹주와 반대로 SK그룹주가 이름을 올렸다. 우리CS운용의 `SK그룹우량주플러스주식`이 연초 이후 수익률 -18.76%로 매우 부진한 성적을 냈다. 화학 에너지 등이 주력인 SK그룹주의 주가가 고유가와 원화약세로 연초대비 30%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중소형주 펀드들도 부진했다. 미래에셋맵스운용의 `TIGER중형가치`(-17.73%)와 삼성운용의 `KODEX중형가치`(-17.52%), 우리CS운용의 `KOSEF중형순수가치`(-15.27%), 알리안츠운용의 `GIBest중소형주식`(-14.82%) 등도 하위권을 차지했다. (아래표 참조)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주와 SK그룹주의 엇갈린 성과에 대해 "삼성그룹은 14개 정도의 종목이 업종별로 분산돼 있지만 SK그룹과 화학과 에너지, 통신을 위주로 된 테마펀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주 펀드의 경우 IT업종이 연초 이후 5% 상승하며 코스피지수 하락률(-13%)에 비해 선방하는 등 환경이 좋았다는 설명이다. 또, 삼성 특검으로 지배구조와 투명성 등 그간 삼성그룹주를 압박하던 요소들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 선반영된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중소형주 펀드가 유독 부진했던 것은 연초와 같이 힘겨운 장세에서는 중소형주처럼 소외 종목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료:제로인

◇ 상품펀드 부각..中관련펀드 `꼴찌`

글로벌 주식시장 급락으로 해외주식펀드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음에도 상품가격 급등으로 수혜를 입은 펀드들이 투자자들의 서운한 마음 한켠을 달래줬다.

식료품 값 급등으로 `미래에셋맵스로저스 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과 `우리Commodity인덱스플러스파생`이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두드러졌다. 농산물에 투자하는 `도이치DWS프리미어 에그리비즈니스`는 -3.12%로 마이너스 수익을 보였지만 여전히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밖에 금값 급등으로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6.87%)이 이름을 알리는 등 상품펀드들이 비교적 선전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과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러시아 등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였고, 일본펀드의 경우 엔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이 더해지면서 `천덕꾸러기`에서 명예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남미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삼성라틴아메리카주식`과 `신한BNP봉쥬르중남미플러스`, `우리CS라틴아메리카주식`, `JPM중남미주식` 등 대여섯개의 펀드가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 연말 전문가들이 자원가격 상승과 맞물려 유망한 시장으로 꼽았던 대표적 지역인 동유럽도 상위권에 모습을 드러냈다. `알리안츠GI동유럽주식`과 `JPM러시아주식`, `하나UBS Eastern Europe주식` 등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반면 작년 해외주식펀드 최고의 `스타`라 할 수 있는 중국펀드들은 하위 20위권을 `싹쓸이`했다. 베트남증시 부진과 함께 `미래에셋맵스 오퍼튜니티 베트남&차이나주식`은 연초 이후 성과 -30.68%로 최악의 성과를 보였다.

미래에셋운용의 `차이나솔로몬주식`과 `차이나디스커버리` 등 중국관련 펀드들은 하위 20위권을 무려 11개나 휩쓰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밖에 한국운용과 산은자산운용, 하나UBS운용 등의 중국관련 펀드들도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래표 참조)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펀드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증시 과열로 인한 조정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쳐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 조정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성과가 교차했고, 이 가운데 중남미와 러시아 등 자원부국의 성과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작년에 단기간에 급등한데 따른 효과와 더불어 정부의 긴축정책 우려가 더해지며 지수를 압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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