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2.92%를 소유, 4대 주주로 올라 있다. 소유주식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주식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의 이같은 움직임에 여타 투자자들이 동참한다면 파장은 커질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민연금, '공금횡령' 박 회장의 도덕적 흠결 문제삼은 듯
국민연금이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박용성 회장이 지난 2006년 7월 공금횡령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을 선고 받았던 '전력'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박 회장은 지난해 2월 사면복권된 뒤 3월 주총을 거쳐 경영에 복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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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지난해 2월 사면복권 이후 '슬그머니' 경영에 복귀해 현재 사실상 두산그룹 회장 역할을 맡고있다. 박용오 전 회장도 최근 730억원에 중견건설사인 성지건설을 인수해 경영일선 복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국민연금은 이처럼 비자금 조성 등으로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 자가 등기이사로 재선임된다는 것은 주주와 회사의 이익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에도 두산중공업 주총에서 박용성, 박용만 회장에 대한 이사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두산그룹 "영향 없어"
두산그룹은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에 대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는 지분이 작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두산계열사가 지닌 지분이 50%가 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결정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박용성 회장은 이미 복권을 받은 상태이고 현재 글로벌 경영에 힘쓰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연금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지닌 지분이 비록 결과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고 본다"며 "향후 대기업의 오너들도 그들의 도덕성 문제가 기업가치 제고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