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197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를 마주하고도 살아남은 생존자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 로버트 프레드릭 카 3세. (사진=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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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 CNN은 히치하이킹을 하는 청소년과 여성을 대상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로버트 프레드릭 카 3세’의 차를 잡아 타고도 생존한 스티브 피시먼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로버트 프레드릭 카 3세는 1970년대 미국 플로리다와 코네티컷주 등에서 청소년 3명과 여성 1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마다. 당시 미국에서는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의 차를 얻어 타는 ‘히치하이킹’이 유행했는데, 카는 자신의 차를 탄 청소년과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해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카의 범행은 그가 1976년 다른 히치하이커를 성폭행하던 중 경찰에 발각돼며 체포되며 세간에 드러나게 됐다.
생존자인 스티브 피시먼이 카의 차에 타게 된 것은 그가 한창 범행을 저지르고 있던 1975년이었다. 당시 코네티컷주의 작은 신문사 인턴으로 일하고 있던 피시먼은 19세로, 카의 ‘범행 대상’인 청소년이었다. 피시먼은 히치하이킹으로 카의 녹색 세단에 탑승했고, 카는 자신의 이름을 ‘레드’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피시먼은 카의 차를 약 15분 동안 타고 이동했고, 카는 목적지에 피시먼을 내려주고 그대로 떠났다. 이후 6개월 뒤 피시먼은 카가 체포된 후에야 그가 연쇄살인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그제야야 피시먼은 자신이 카의 차에 탈 때 조수석이 안에서 열리지 않도록 도어락이 걸려있었던 점, 카가 자신이 ‘방금 교도소에서 나왔다’고 언급한 점을 떠올리며 이것이 ‘경고 신호’였음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피시먼은 카가 수감된 교도소를 수소문해 그를 직접 만났다. 피시먼이 카에게 직접 “왜 나를 죽이지 않았느냐”고 묻자 카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네가 너무 크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피시먼은 카에 대해 “그는 조금도 성인군자인 척 굴지 않았다. 카는 희생자들을 살해했다고 자백했고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63세가 되던 2007년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