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커피 강국’ 이탈리아에서도 오픈런 인기를 부른 세계 1위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베트남에서 고전을 겪고 있다.
| 베트남으로 진출한 미국의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부진을 겪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보도했다. 사진은 스타벅스의 로고 세이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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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자료를 인용해 “스타벅스는 2022년 베트남의 12억달러(약 1조5661억원) 규모의 커피 시장에서 단 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가 커피 소비량이 많은 베트남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어가는 가운데 현지 시장 점유율 2%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이다.
이는 종합적인 현지화 전략 실패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높은 가격’이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베트남 스타벅스에서 미디엄 사이즈 음료는 약 9만 베트남 동(약 4950원)이다. 이는 월 평균 소득이 345달러(약 44만9000원)인 베트남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에 속한다.
베트남에서는 길거리에서 언제든지 저렴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베트남 손님들은 길거리 간이 의자는 물론 바닥에 신문지나 매트를 깔고도 커피를 마시는 일이 흔하다.
베트남 스타벅스가 현지 입맛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벅스가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는 반면 베트남에서는 일반적으로 현지에서 수확한 로부스타 원두를 사용한다. 로부스타는 일반 커피에 비해 카페인이 더 많고 향과 쓴맛도 더 강한 편이다.
| 미국의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커피 수출국인 베트남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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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베트남 스타벅스에는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가 없다는 게 결정적이다.
베트남 현지 커피숍에선 스타벅스에서 볼 수 없는 모험적인 메뉴들이 많다. 연유, 계란, 요거트 혹은 과일 등 여러 가지를 첨가하거나 섞는 커피를 만드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현지 인기 체인점인 콩커피(Cong Coffee)는 코코넛 크림, 연유, 얼음을 섞어 만든 커피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다만 일부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스타벅스 컵이나 텀블러 등 굿즈 모으는 게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으나 이 역시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현재 베트남 내 스타벅스 매장은 92개다. 인구 100만명당 1개 매장 미만인 셈이다. 한국에는 인구 100만명당 36개꼴로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