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1.4% 하락한 2만9850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2300억 달러로, 전날보다 0.5% 줄어들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보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5.0% 올라, 전월(0.6%)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1% 상승보다도 낮은 수치다. 에너지와 식품 등 변동상이 심한 부문을 제외한 근원 CPI는 5.6%로 전월 5.5%를 웃돌았지만,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뚜렷해졌지만,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0%)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길이 멀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중단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CFRA의 샘 스토벌 수석투자전략가는 “이번 CPI는 연준이 원하는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면서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도록 하기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연방준비제도(Fed) 경제팀이 올해 후반부터 완만한 침체가 예상된다는 의견을 위원들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연준 인사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로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이며, 2년 뒤에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CPI 둔화가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을 이끌어 낼 만큼 충분하지 않은데다,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80% 이상 폭등했다. 외환정보업체인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시장분석가는 “CPI 발표 이후 비트코인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