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들어섰나..보류지 몸값 낮추고 할인분양 등장

해링턴플레이스 12가구 보류지 매각..7번째 추진
전용 84㎡ 입찰기준가 13억→12억7400만원 낮춰
칸타빌 수유팰리스, 분양가 최대 15% 할인
매수심리 위축...입지·가격 민감도↑
  • 등록 2022-06-26 오후 5:13:35

    수정 2022-06-26 오후 9:28:43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콧대 높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의 보류지가 몸값을 낮췄다. 당첨되면 무조건 로또라고 여겨지던 청약시장에서조차 할인 분양이 등장했다.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에 신축 아파트도 예외없이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는 내달 13일까지 보류지 12가구 매각에 나선다. 이번이 7번째다. 지난 3월부터 보류지 13가구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1가구만 매각에 성공했다. 계약한 후 2개월내 잔금을 치러야 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유찰에 결국 몸값도 낮췄다. 전용 84㎡(2가구)의 경우 입찰기준가를 13억원에서 12억7400만원으로 내렸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연합뉴스)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는 태릉 현대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15개동, 1308가구다. 이번에 입찰을 진행하는 아파트는 전용 59㎡ 5가구(9억3000만원), 74㎡ 5가구(11억원), 84㎡ 2가구(12억7400만원)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59㎡의 경우 지난해 10억원에 거래된 이후 집주인들이 대부분 그 이상의 가격을 호가로 제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매수 문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집값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 영향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대비 0.03% 하락하면서 4주 연속 내림세다. 최근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던 강남구와 용산구도 보합세로 돌아서는 등 서초구(0.02%)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치구에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7주 연속 하락하며,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심지어 청약 시장에서는 할인 분양도 등장했다.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기존 분양가의 최대 15% 할인된 가격을 내놨다. 이달 입주를 시작하지만 총 216가구 중 90% 수준인 195가구가 미분양됐고, 3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완판이 이뤄지지 못했다.

당초 분양가는 전용 59㎡는 8억6120만~8억7910만원, 전용 78㎡는 10억1630만~11억478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에 분양가 할인을 통해 전용 59㎡는 6억8000만~7억8500만원, 전용 78㎡는 8억6385만~9억7563만원으로 낮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집값 우상향이 분명하면 조금 비싸게 사도 상관없다. 하지만 금리도 높아지고 집값 상승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면 소비자들은 옥석가리기를 하게 된다”면서 “입지와 가격경쟁력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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