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교육 축소 안 돼"…송가인이 호소 나선 이유는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국악 배제
국악계, 교육부에 반발 "용납할 수 없는 처사"
15일 문화제 열고 항의…송가인도 출연
  • 등록 2022-05-11 오전 9:26:52

    수정 2022-05-11 오전 9:37:23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악 전공자 출신 가수 송가인이 교육부의 국악 교육 축소 방침을 막아달라는 호소에 나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가수 송가인이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교육부의 국악 교육 축소 방침을 막아달라는 호소의 글을 올렸다. (사진=송가인 인스타그램)
송가인은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통음악을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사라지게 한다면 도대체 학생들은 무얼 배우고 자라야 할까요?”라며 “우리 역사와 전통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 교육부 관계자 여러분은 보다 정확한 판단을 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송가인이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은 교육부가 올해 말 확정·고시를 위해 개발 중인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국악 교육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대거 삭제됐기 때문이다. 국악계는 교육부가 국악 교육을 축소·배제하려고 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판소리를 전공한 송가인도 이에 동참해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앞서 이영희, 안숙선, 신영희 등 국가무형문화재 국악 관련 예능보유자 12명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정효국악문화재단에서 교육부의 국악 교육 축소·배제 방침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앞으로 (국악을) 더 활성화시켜 K컬처를 주도해야 할 시기에 음악 교육과정에서 국악을 뺀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국악은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 와중에도 산업화와 서구화 와중에도 꿋꿋하게 지켜온 우리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로부터 ‘인간문화재’라는 명예로운 지위를 받은 우리들은 음악 교육에 국악 관련 내용이 빠져서 앞으로 학생들이 국악을 배울 수 없는 현실을 개탄한다”며 “국악이야말로 우리 민족문화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음악 교육과정에 명확하게 적시해야 한다”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신영희, 안숙선 명인 등 국악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들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정효국악문화재단에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시안)과 관련해 국악교육 퇴출 위기를 우려하며 항의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육부가 현재 개발 중인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은 교육 목표를 의미하는 ‘성취 기준’에서 국악 관련 내용이 배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음악과 교육 과정에서는 총 6개 항목의 국악 관련 내용이 ‘성취 기준’으로 명시돼 있고, 이 기준에 따라 초·중·고 음악 교과서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도 30~40%에 달한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이 빠진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학교 현장에서 국악 교육은 당연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악계의 입장이다.

교육부는 국악계의 주장에 대해 “성취 기준을 제시하는 방식을 달리하면서 ‘국악’이라는 표현만 빠진 것이지 ‘성취기준 해설’에는 명시돼 있다”며 추후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악을 ‘성취 기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국악계 주장에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국악계와 교육부 간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악계는 교육부의 국악 교육 축소 방침에 대한 반대의 뜻을 전하기 위해 오는 15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악 교육의 미래를 위한 전 국악인 문화제’를 개최한다. 소리꾼 이자람의 사회로 열리는 이번 문화제에는 송가인도 함께 해 국악계 주장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송가인 외에도 소리꾼 이춘희, 그룹 바라지, 밴드 잠비나이 등 국악계 대표 예술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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