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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이나 공제회 같은 부동산 큰손들이 눈독을 들이는 서울 도심권 프라임 오피스 시장이 한층 뜨거워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몸값도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 중이다. 한편에서는 너무 달아올랐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꺾여 임차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 골칫덩이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투자은행(IB)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 초까지 서울 도심권에서 매물로 나온 주요 오피스 건물이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종각역 근처 센트로폴리스 매각 가격은 3.3㎡(1평)당 2600만~2700만원선으로 알려졌다. 임차인 확보 상황에 따라 최종 매각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인데, 적어도 1조원 안팎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매각이 끝난다면 작년 9100억원을 기록하며 최고 거래가를 찍었던 을지로 KEB하나은행 빌딩 매각가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최근 서울 주요 도심의 오피스 빌딩의 가격이 치솟는 데는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원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두터운데다가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국내 부동산시장이 저평가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특히 외국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크게 배팅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의 대표는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강하고 자본이 넉넉해 생각하지 못한 금액을 베팅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외국계가 뛰어들면 가격이 훌쩍 뛰어버리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한 공제회 최고운용책임자(CIO)는 “도심권 전반적으로는 공실률이 낮다 해도 일부 지역은 오피스 공실률 높은 편”이라면서 “안정적인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임대수익이 떨어질 수 있고 금리도 점진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오피스 투자가 전체 수익률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