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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원·달러 환율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의 환율보고서 이슈가 부각되면서 원화가 출렁이는 형국이다.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환율에 민감한 중소업체들이 외환 전략을 짜는 게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은행,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일 평균 변동 폭은 5.0원이었다. 하루에 평균적으로 5.0원 상승하거나 하락했다는 뜻이다. 지난달 첫째 주(5.4원) 이후 5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요동친 것이다.
이런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미국 정부 정책에 국내 환율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주 초 서울외환시장의 최대 이슈는 한·미 환율합의가 외환당국의 손발을 묶을지 여부였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우리 정부와 합의 없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성과로 환율 합의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원화 강세를 원한다고 풀이했다. 원·달러 환율은 3년5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주 후반 미·중 무역전쟁이 재차 부각되자 원·달러 환율은 급반등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1000억달러 추가관세 부과를 고려하도록 지시했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이 같은 미·중 무역전쟁은 원화에 유독 악재다. 우리 경제가 무역전쟁의 타격을 입기 쉬운 수출 중심 구조인 데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중소 수출업체들은 별다른 환율전략을 세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에 특히 민감한 것이 사실”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절대적인 수치보다는 환율이 가파르게 등락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방향성을 상실한 채 크게 오르내리면서 기업들의 문의가 유독 늘었다”며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