휜다리, 로봇을 이용해 곧게 편다

  • 등록 2015-08-26 오전 10:07:27

    수정 2015-08-26 오전 10:07:2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3년전 무릎 연골 손상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돼 중기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은 김모씨(여·68)는 오른쪽 다리보다 왼쪽 다리가 더 휘어 걸을 때마다 무릎 안쪽으로 통증이 심해 수술을 결심했다. 김씨는 지난달 21일 경기 수원의 병원에서 로봇을 이용한 휜 다리 교정술(근위경골 절골술)을 받고 나서 휜 다리가 곧게 펴졌다.

김씨에게 시행한 휜 다리 교정술은 환자 본인의 다리뼈를 잘라 벌려서 형태를 교정하는 ‘무릎 절골술’의 하나다. 무릎절골술은 똑바로 선 자세에서 다리를 따라 일직선으로 내려그었을때 해당 무게를 받아야 할 무릎이 옆으로 비켜 있는 것을 바로 잡는 수술이다. 무릎 관절 자체를 수술하는 게 아니라 무릎 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해 통증 감소와 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원리다.

여기서 포인트는 무릎뼈를 잘라내는 기술. 기존의 휜 다리 교정술은 사람이 직접 잘라낼 무릎뼈의 각도와 깊이 등을 측정하고 끌 등으로 절삭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너무 깊이 깎아내 뼈가 골절되거나 뼈 주위의 신경과 근육을 손상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이춘택병원은 로봇으로 해결했다.

수술할 환자의 뼈 모양을 3차원 CT로 촬영후 컴퓨터로 수술계획을 세운다. 이어 수술계획 데이터를 로봇에 입력하면 로봇이 로봇팔로 계획했던 데이터에 맞게 정밀하게 깎아낸다. 절삭 오차가 0.5㎜로 정밀하며, 절삭기가 뼈를 깎고 나서 뒤로 후퇴하는 방식이어서 앞으로 나가는 힘이 최소화돼 불필요한 뼈 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춘택 병원은 김씨에 이어 비슷한 증상의 다른 2명의 환자에게도 휜 다리 교정술을 시행해 성공했다.

이춘택병원은 부설 로봇연구소에서 지난 1년여간 휜 다리 교정술을 연구해 뼈를 깎아내는 속도를 줄인 절삭시스템(객체 정합장치 및 그 방법)을 개발해 2013년 대한민국 특허청에서 특허를 받았다. 로봇을 이용한 휜 다리 교정술은 종전 수술과 달리 자신의 관절을 보존한 채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과 부작용 발생을 낮추며 재활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이춘택병원은 2002년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로보닥을 도입하고 나서 끊임없는 연구 및 투자를 통해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초정밀 인공관절 수술 1만명 돌파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춘택 병원장은 “휜 다리는 단지 미관상 안 좋은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치료를 통해 연골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므로 로봇 휜 다리 교정술을 추전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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