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식 뉴타운 `르네상스`.."집값만 올렸다"

한강르네상스 시범지구 12~30% 급등
서남권·동북권 르네상스, 집값상승 기폭제
  • 등록 2009-06-17 오전 11:36:57

    수정 2009-06-17 오전 11:37:53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서울시의 `르네상스`사업이 해당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세훈 시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중인 르네상스 사업이 과거 뉴타운과 비슷한 가격 버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가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인 한강공공성회복 시범지구별 대표아파트 2곳의 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해당지역 내 아파트 가격은 최소 12%에서 최대 30%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지구에 위치한 대교아파트 85㎡는 1월초 5억5000만~6억원의 시세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평균 1억8000만원이 오른 7억3000만~7억8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한강공공성 회복선언 발표 이후 6개월 동안의 가격 상승률은 31.3%. 이 기간동안 영등포구 여의도동 지역의 평균 가격 상승률은 4.30%인 점을 감안하면 대교아파트는 무려 7배나 높게 가격이 올랐다.

◇ 르네상스 사업, 해당지역 아파트값 견인

같은 지역 내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198㎡는 이 기간 동안 평균 2억7500만원이 올라 현재 시세는 17억~17억5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성동구 성수지구에 포함된 성수동 2가 강변현대 82㎡도 이 기간동안 평균 8500만원이 올라 현재 3억7000만~4억5000만원의 시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상승률은 26.2%로 같은 기간 성수동 2가 내 아파트 평균 상승률이 2.18%인 점을 고려하면 르네상스사업이 아파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용산구 이촌동 코오롱아파트 107㎡는 평균 8500만원이 올라 상승률이 12.1%를 기록, 조사 대상 시범지구 내 아파트 중 가격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촌동 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 상승률이 -0.11% 인 점은 감안하면 12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서울시는 한강공공성 회복 통합개발 시범지역으로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성동구 성수동, 마포구 합정동, 용산구 이촌동을 지정해 추진하고 있다.

낙후된 서남권을 신경제거점도시로 변모시킨다는 서남권 르네상스 역시 해당지역 아파트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6월 발표된 서남권 르네상스는 올 3월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오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서남권 르네상스 지정과 관련해 업계에선 수혜 예상지역으로 영등포구 영등포, 금천구 독산동 일대를 꼽고 있다.

지난 3월 서남권 르네상스 사업 본격화 이후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금천구 독산동 예전 이룸아파트 69㎡는 사업이 본격화된 3월 말 이후 평균 3500만원이 뛰어 상승률 21.2%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1억9000만~2억원 선이다.

영등포구 영등포동 5가 현대프라자 역시 같은 기간 3500만원이 상승하면서 16.3%의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동북권 르네상스 역시 개발 기대감에 따라 수요자가 몰리면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동북권르네상스 개발계획이 발표된 이후 단 3일 만에 상계동 주공7단지 72㎡는 1500만원 올라 2억5000만∼3억1000만원, 월계동 미성 46㎡는 1750만원 올라 2억2000만∼2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도봉구 창동 일대도 매물이 없어 시세가 계속 오르고 있다. 창동 주공3단지 102㎡는 1주일새 1000만원 오른 3억5000만∼4억원, 북한산아이파크 168㎡는 4000만원이나 오른 8억∼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 서울시 르네상스, 뉴타운 사업과 판박이

서울시의 각종 르네상스 사업이 집값을 견인하면서 업계에선 르네상스사업이 과거 뉴타운과 같은 가격 버블을 낳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과거 서울시가 뉴타운을 발표하면 해당지역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급등하는 등 가격 버블을 낳았다"며 "르네상스 사업 발표 후 해당지역 집값 동향을 살펴보면 과거 뉴타운 발표 때와 판박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과거 1~3차 뉴타운 지정 과정에서 빚어진 `집값 상승→사업성 저하→개발 지연 및 중단` 같은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수용을 통해 개발을 추진한 은평뉴타운을 제외하고 나머지 뉴타운 사업은 발표 후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하고, 결국 사업 추진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또 김 부장은 "르네상스 사업 역시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뉴타운 못지 않다고 봤을 때 집값 급등이 사업 추진에 최대 장애가 될 수 있다"며 "현재로선 마땅한 투기대책이 없는 르네상스 사업이 뉴타운 사업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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