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생필품 가격은 오르고 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차량 운행을 줄이거나 외식같은 부수적인 소비를 최대한 억제하는 등 미국인들은 전에 없던 절약모드로 들어갔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저지에 사는 전직 간호원 출신 리사 로저스는 두 군데 창고형 할인점의 회원이지만, 상당한 폭의 할인 소식을 접한 뒤에야 쇼핑에 나서고 있다.
또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서 한 번 움직일 때 5~6군데의 상점을 들르는 식으로 쇼핑 방식이 바뀌었다. 그는 자동차로 주당 25마일 미만 움직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기름값을 아끼려는 모습은 특히 쇼핑에 나설때 마다 5~6마일 이상을 움직여야 하는 농촌 지역에서 두드러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관련 업계의 조사 결과도 최근 미국인들의 소비 습관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해준다.
수퍼마켓 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쇼핑에 나선 차량은 줄었지만 한 번 쇼핑에 나설때 구입하는 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 횟수를 줄이고 한 번 나설 때 많은 품목을 구매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주택가격 하락과 신용위기로 소비자들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국제쇼핑센터협회(ICSC)의 마이크 니미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고 바겐세일을 찾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가전제품이나 의류 등의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있다. 많은 미국인들이 저축을 생각하고 있으나, 그들 중 상당수는 소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마트의 에두아르도 카스트로 라이트 미주지역 헤드는 "가전제품 판매는 여전히 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외식보다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필요한 것만 사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구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