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수출가격 15년간 2배 올랐다

고가차 비중 늘면서 ''싸구려'' 이미지 탈피중
내년에도 BH, HM, H45 등 고가차 수출대열에 합류
메이커중에선 현대차의 수출가격상승이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
  • 등록 2007-08-30 오전 11:28:53

    수정 2007-08-30 오전 11:28:53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국산 승용차의 수출 가격이 최근 15년간 두배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가격 상승에는 고가차량 비중확대와 같은 '프로덕트 믹스' 개선이 주된 요인이고, 환율도 영향을 미쳤다.

30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데이타를 바탕으로 지난 93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국산 승용차의 수출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15년간 국산 승용차의 평균 수출가격은 거의 2배에 달하는 90%가 늘어났다.

지난 93년 국산 승용차의 수출가격은 평균 6183달러에 불과했지만, 2007년 상반기에는 1만1752달러를 기록, 연평균 6% 정도 수출가격이 상승했다. 수출가격은 2004년 이후 1만 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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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용차 수출가격 환율 흐름에도 영향받아 

우선 자동차 수출가격은 환율흐름과 적지 않은 관련성을 보였다.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던 97~98년엔 수출가격이 각각 4.71%와 15.45%나 떨어졌다. 달러당 800원 하던 원화가 1997년 12월23일 장중 한 때 무려 1995원까지 치솟는 등 원화약세가 지속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 무렵엔 국가 신용도 추락으로 해외에서 달러차입이 막혔을 뿐만 아니라 신용장 개설도 쉽지 않아 수출기업들이 큰 애로를 겪었다. 기업으로선 가격을 내려서라도 수출에 나설 수 밖에 없었는데, 마침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출가격 인하가 자연스레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원화는 이후 길게보면 2001년, 짧게보면 2004년부터 강세기조로 전환했다. 이러한 원화절상(환율하락) 추이와 비슷하게 자동차 수출가격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0년 이후 자동차 수출가격은 연평균 7.6%에 달해 지난 15년간의 평균치인 6%를 상회한다.

자동차 수출가격 상승세는 지난 2005년 2.69%로 주춤했다.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공장이 가동되면서 수출주력 차종인 쏘나타의 수출이 큰 폭으로 준데다, GM대우를 중심으로 저가의 경차 및 소형차 수출이 전년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6년엔 원화강세 여파 등으로 승용차 수출가격은 다시 8.57%의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2007년 들어선 상반기 현재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4.10%의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 고가차 비중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도 가격상승에 큰 영향

국산 승용차의 수출가격 상승에는 프로덕트 믹스(제품구성) 개선이 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가차인 경차와 소형차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비교적 고가차인 레저용차량(RV)의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수출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구희철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과장은 "평균수출가격 상승은 경차비중이 줄어들고 SUV와 고가차의 비중이 커지는 등 수출차종구성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산차의 품질향상과 브랜드 가치 상승이 밑받침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실제 전체 수출 승용차중 800cc 이하 경차의 비중은 98년 21.3%을 정점으로 감소해 2006년엔 4.1%로 큰 폭으로 줄었고, 801~1500cc 소형차 비중도 93년 71.3%, 96년 55.4%, 2006년 31.6% 등으로 감소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가인 레저용차량(RV)의 수출비중은 93년 1.1%, 2000년 19%, 2004년 31.5%, 2006년 35.7%로 급속히 증가했다.


올들어서도 SUV 차량들이 가격인상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005380)의 고급 SUV인 베라크루즈가 수출을 개시한데다, 2006년 미국 앨라배마공장 현지 생산으로 주춤했던 싼타페의 수출이 유럽을 중심으로 올들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내년에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세단인 BH와 기아차의 고급 SUV인 HM, 르노삼성의 첫 SUV 모델인 H45 등 상대적으로 고각인 차량들의 수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산차의 평균수출가격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서성문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산 자동차들이 과거 '싸구려' 이미지에서 벗어나면서 전반적인 수출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올들어선 메이커중 현대차의 수출가격 상승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베라크루즈와 싼타페 수출호조에 힘입어 7월 평균수출가격이 작년보다 14.7%나 상승한 1만3483달러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시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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