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부동산주식 `거품` 논란.."전망도 우울해"

고금리, 대출 둔화, IPO 줄줄이 악재
부동산업종, 인도 증시서 PER 가장 높아
  • 등록 2007-02-09 오전 11:29:30

    수정 2007-02-09 오전 11:34:01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인도 증시 랠리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부동산 주식 붐이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했다. 고금리와 대출 둔화로 성장 에너지원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업체의 연쇄 기업공개(IPO) 등으로 수급부담까지 가세해 하락 일로를 걸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DNB노르 자산운용의 매니저인 파라메스와라 크리쉬난은 "부동산 주식의 가치는 거품 단계에 진입하고 있어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株, 비싸도 너무 비싸

전문가들은 우선 인도의 부동산 관련 주식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에 주목한다. 인도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볼 때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 종목 가운데 가장 비싼 축에 든다.
 
인도 최대 부동산 건설업체 유니테크는 31배, 헤지펀드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가 매수하면서 유명세를 탄 아난트라즈는 67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BSE 500대 기업의 평균 PER 21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3년간 인도의 평균 주택가격이 3배로 치솟으면서 뭄바이 남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뉴욕 맨해튼 집값에 가깝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인도 증시에서 부동산주도 랠리를 펼쳤다. 유니테크는 2만4516%, 경쟁업체인 아난트라즈 인더스트리즈는 3만4087% 급등했다.

◇금리, 4년래 최고..`대출 감소 우려`

인도의 금리가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된 점도 부담이다. 부동산 붐으로 신규주택 건설 물량은 늘고 있는데 금융권의 대출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돈줄이 마르니 주택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가 없고, 이는 주택수요를 줄여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인도 중앙은행(RBI)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연속 인상하면서, 기준금리는 7.5%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은 "부동산 대출이 계속 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 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동참하면서 신규 대출자의 부담이 커졌다. 인도 2위 주택담보대출(mortgage) 은행인 하우징 디벨롭먼트 파이낸스는 지난해 대출 금리를 4차례 인상해 현재 9.5%의 금리로 대출을 준다.

◇올해 부동산기업 7곳 상장 예정

지난해에는 부동산 관련기업 2곳이 상장된데 그친 반면 올해 7곳이 인도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점도 악재다. 기존 상장 기업들은 새내기주와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기존 주가가 하락할 공산이 크다.

올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어급 IPO는 억만장자인 쿠샬 팔 싱의 DLF다. 델리에 본사를 둔 부동산 개발업체 DLF는 올해 초에 20억달러 상당의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인도 북부지역의 부동산기업인 오맥세도 3억5000만∼5억달러 규모의 상장을 계획했다. 소브하 개발도 1억2000만달러 규모로 상장할 예정이다.

크리쉬난은 "더 많은 주식이 시장에 풀리면 부동산 주식의 가치와 수익률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내려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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