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신혜기자] 워싱턴포스트지의 "북한 불가침 보장 검토" 기사를 시작으로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변화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연이어 나오면서 북핵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2일 "미국 행정부 관리들이 북한 핵시설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체하는 과정의 한 부분으로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적인 보장을 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뉴욕타임즈도 부시 대통령의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비난이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강경노선에서 완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 백악관의 공식적 입장은 일단 "아니다"이다. 스콧 매클랠런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맥클랠런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와 관련, "미국은 북한에 불가침 보장을 제의한 바 없으며 이를 검토하지도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이같은 보도는 부정확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 핵 사태는 현재 "북 핵해결을 위한 다자회담을 어떻게 다시 시작하느냐"를 논의하고 있는 시점으로 대북 불가침 보장이나 문서화를 검토하거나 논의하고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바우처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일관되게 북 핵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적, 외교적 접근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침공한 의도가 없다는 우리의 정책에 변화가없으며 부시 대통령은 그러한 대북 불가침 정책을 여러 차례 아주 분명하게 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불가침 보장 검토의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북핵 위기의 해빙무드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취임 이후 줄곧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시해 왔던 부시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호징이 바뀐 점.
부시 대통령은 2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개발은 북한을 세계로부터 고립시킬 뿐이라는 점을 "미스터 김정일"에게 주지시키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등이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미스터 김정일"이란 호칭은 그동안 부시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악의 축" "독재자" 등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봤을 때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에 대한 기본적 입장변화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즈는 부시대통령이 이날 이란과 시리아에 대해서는 강경한 어조를 사용하면서도 북한만은 기존보다 훨씬 온건한 용어를 사용한 것은 사전에 면밀히 계산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다자 회담이 수주일 내에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22일 홍콩으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중국 관리들과의 대화에서 지난 4월 중단된 베이징 회담이 몇주내에 성사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빙무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 미국 정부의 불가침 보장을 핵포기와 맞바꿀 것인지 또 양자회담을 주장하던 북한이 5자 혹은 6자회담을 조건으로 한 3자회담에 동의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제 미국이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는 화해 제스처에 북한이 어떻게 회답할 것인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