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안승찬기자] 이정재 금감위원장은 "증권이나 보험사의 경우 과거 보호체제에서 경쟁체제로 바뀌고 있고 시장에서 적응에 실패한 회사들도 나오고 있다"면서 "제 2금융권 구조조정은 시장 자체에서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며 정부가 나설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증권분야 집단소송제에서 분식회계 부문의 시행 유예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분식회계부문만 1~2년 유예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다음은 이 위원장이 한경 밀레니엄포럼 강연후 가진 일문일답
-금융산업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방카슈랑스가 도입됐지만 창구인원이나 상품제한 등의 요소들이 개입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방카슈랑스 정착이 어렵게 되고 있는데.
▲금감원은 모든 금융권을 포괄해 감독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의 경우 우열이 심하고 은행과 제휴를 못한 업체도 있다. 은행쪽에선 시원스럽지 않게 보일 수 있지만 방카슈랑스 도입을 위해선 (은행과 보험사간에) 어느 정도 컴프로마이즈(타협)가 불가피하다.
- 일부에서는 아직 국내은행 부분이 오버뱅킹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증권사들이 난립해있는 등 제2금융권 구조조정 성과도 적은게 사실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앞으로 은행권의 발전 변화는 금리수준 등 프라이싱 경쟁에 의해 우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은행권은 규모의 경제를 선호할 것이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격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코스트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 오버뱅킹 문제는 이런 맥락에서 은행 스스로 존립이나 독자생존 여부를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증권이나 보험사의 문제는 과거 보호체제에서 경쟁체제로 바뀌고 있다. 시장에서 적응에 실패한 회사들도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 구조조정은 시장 자체에서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정부가 나설 생각은 없다. 현투증권은 현재 매각협상이 계속되고 있고, 한투증권 대투증권도 경영정상화 계획을 이행중이다. 서민금융기관들이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 겪고 있는데 그런 문제들이 나타날 때마다 상시적으로 처리할 것이다.
- 우리나라 금융정책은 선제적 대응이 부족한 것 아닌가.
▲당국이 미리 예견하고 대처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쉽지는 않다. 미리 대처하려고 해도 오해받는 경우도 있고, 벼랑끝에 가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부동산 문제도 금리인상 등 매크로한 정책을 펴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지만 경기침체 상황에서 쉽지 않다.
-생보사 상장에 대한 위원장의 의견은.
▲이제까지 말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금 다시 검토를 시작하고 있다. 이전 방안은 보지 않았다. 빈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법률적 문제, 회계처리 문제 등을 생각하고 있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경기가 나쁠 때 더 구조조정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 안정과 함께 경우에 따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시장안정과 구조조정을)같이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지 구조조정을 안할 수는 없다.
-선진 금융인프라 구축을 위해 회계법인 역할과 신용정보 기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우리도 동의하고 추진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선진국에 비해 의식이나 관행이 못따라가는 측면이 있다. 기업신용평가 문제도 기업들의 경영 취약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다. 미래를 내다보기가 그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
-최근 회계부정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데, 과거 발생한 분식회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계속 안고갈 수 밖에 없다. 집단소송제 법안에서 분식회계부분을 1~2년 유예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는데.
▲국회심의중이어서 답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개인적으로는 분식회계부문만 1~2년 유예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