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림 이영민 기자]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이어진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9시를 기점으로 파업이 종료되고 열차 운행이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예정이지만 월요일 출근길까지 그 여파가 이어지면서 불만이 속출했다. 아울러 2차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 서울역 전광판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일부 열차 중지 상황이 안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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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8시 서울역에는 여행객들과 월요일 출근길을 서두르는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만난 은평구 불광동에 거주하는 이모(56)씨는 “지하철에 사람들이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들어찼다”며 “주말에 파업이 끝난 줄 알고 느긋하게 나왔는데 놀랐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인천에서 1호선 열차로 출근하는 직장인 박모(37)씨는 “평소 용산행 급행 열차로 출근을 하는데, 철도 파업으로 급행열차의 배차간격이 30분 이상이 걸리고 그마저도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며 “가뜩이나 사람이 많은 월요일 출근길인데 더 혼잡했던 것 같다”고 했다. 도봉구 창동에 거주하는 김모(39)씨는 “오늘은 지난주보다 상황이 나은 것 같긴 하다”면서도 “(요 며칠 파업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파업 기간 수도권 광역전철을 비롯해 KTX와 새마을·무궁화호 등 열차 운행률이 20% 넘게 줄면서 이용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서울역 대기실 전광판에는 부산행 KTX 열차 ITX새마을 열차가 5분가량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일부 열차는 입석까지 모두 매진돼 시민들은 다른 대체 교통수단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굴렀다.
코레일은 파업이 이날 오전 9시 종료됐지만 복귀 노조원 교육과 적합성 판단, 차량 편성 운용 등을 고려할 때 KTX는 오후 5시, 일반·화물열차는 오후 6시, 수도권 전철은 오후 9시 이후부터 정상 운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김모(32)씨는 “지역 출장 때문에 외국 손님들과 서대구 열차를 타러 왔다”며 “파업을 왜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민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차 파업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부산에 거주하는 강모(74)씨는 “아들 보려고 서울 올라왔다가 열차표가 취소될 것 같아 확인 중”이라며 “추석 연휴 때는 아들이 열차 타고 내려와야 하는데 또 파업을 한다면 내려오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어차피 파업을 시작한 거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 의견을 듣거나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 운행 △공공철도 확대 △KTX와 SRT 고속차량 통합 열차운행 △운임해소 등을 요구하며 지난 14일부터 파업을 벌여왔다. 이들은 이번 파업을 경고성으로 규정하고, 국토교통부와 사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으면 2차 총파업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을 마친 뒤 노사 간 진행된 대화를 바탕으로 추가 파업에 대한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