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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진로·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권 확대를 위해 도입한 문·이과 통합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적성이 아닌 점수가 선택기준이 되고 있어서다.
5일 메가스터디교육이 지난달에 치러진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채점 서비스 이용자 6만8163명을 분석한 결과 62.7%(4만2764명)가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월 학평 39.3%보다 23.4%포인트, 2022년에 비해선 6.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수학에선 채점서비스 이용자의 70.6%(48,103명)가 미적분을 선택했다. 이 역시 2021년(57.2%), 2022년(66%)보다 각각 13.4%포인트, 4.4%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앞서 종로학원이 지난달 24일 공개한 고3 수험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문과생 15.9%가 오는 11월 수능에서 이과수학(미적분·기하)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고3 수험생 105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문과 재수생 사이에서도 이과수학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종로학원이 문과 재수생 17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능 모의고사 등에서 미적분·기하 선택 비율은 5.7%로 전년도 같은 조사(2.4%)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통합수능 이후 선택과목 응시집단의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가 보정되면서 언어와 매체, 미적분 선택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적성이 아닌 표준점수가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 실제 통합수능 도입 이후인 2022·2023학년도 수능에선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선택 응시생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2점, 4점 차이가 났다. 동일하게 만점을 받아도 화법과 작문 응시생의 표준점수가 낮은 것이다. 미적분, 확률과 통계도 같은 기간 각각 3점씩 점수 차가 발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이과 구분 없이 진로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토록 하겠다는 것이 통합 수능의 취지이지만 정작 학생들은 점수가 더 잘 나오는 쪽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