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 맞은 ETN…`틈새시장` 공략 먹혔다

1년만에 발행규모 1.6조원..3배로 성장
거래소, 내년중 레버리지상품 도입..기관수요도 유인
  • 등록 2015-11-22 오후 12:30:00

    수정 2015-11-22 오후 12:3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개장 1주년을 맞은 상장지수증권(ETN)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군으로 자리매김했다. 상징지수펀드(ETF)와 차별화한 상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덕분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 발행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개장 초기 4700억원에 비해 3배 넘게 성장했다.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00억원을 웃돌며 지난해 11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 1억원을 뛰어넘었다. 특히 ETN 거래대금은 ETF 거래대금 대비 비중이 4%대까지 확대됐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ETN을 시작했던 일본은 개장 1년 순자산 규모가 600억원에 그쳤고 4년이 된 지금까지도 1조5000억원 규모에 그치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성장세를 이룬 셈.

개장 초기 10종목에서 시작한 ETN 시장은 61종목으로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 코스피200지수 등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추종하지 못하게 한 규정은 외려 ETN의 틈새시장을 만들어냈다. 지난달 수익률이 좋았던 종목을 골라 이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업종별 상위 5종목을 묶어 투자하는 상품이 등장했다. 투자상품군이 다양해지면서 지난달 처음으로 보험이 ETN에 투자하기도 했다.

상장 후 지난 20일까지의 수익률 기준 가장 많이 오른 상품은 ‘신한 인버스 브렌트원유 선물 ETN(H)’였다. 지난 6월 상장된 이 상품은 상장 후 41.17% 올랐다. ‘신한 인버스 WTI원유 선물 ETN(H)’도 26.22% 상승했다. 최근 3개월 동안은 업종 상위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상품군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삼성 바이오 테마주 ETN’가 31.68% 올랐고 ‘octo 제약 TOP5 ETN’도 21.40%의 수익률을 올렸다. 화학주에 투자하는 ‘octo 화학 TOP5 ETN’ ‘삼성 화학 테마주 ETN’ 등도 20% 넘는 수익률을 냈다. 해외 관련 상품군 가운데서는 ‘삼성 유럽 고배당 주식 ETN(H)’ ‘TRUE 인버스 차이나H ETN(H)’ ‘신한 달러인덱스 선물 ETN(H)’ 등이 상장 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앞으로 한국거래소는 ETN 상품군을 더 다양화할 계획이다. 시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기초지수의 일간 수익률 2배 이상을 추적하는 레버리지상품을 내년중 도입한다. 또 변동성 지수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을 출시해 기관투자가의 헤지 수요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복된 상품에 대한 규제를 ‘원칙적 제한’에서 ‘원칙적 허용’으로 바꿔 자율경쟁을 유도하고 관리종목 지정시 거래대금 요건을 폐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해 투자자의 수요를 더욱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상장지수증권(ETN) : 증권사가 기초지수 변동과 수익에 연동되도록 발행한 파생결합증권으로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 증권사가 만기에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하는 수익 지급을 약속하고 발행하는 만큼 추적오차가 없지만 증권사가 부도나면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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