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신한이 성공할 수 있던 요인으로 3가지를 꼽았다.
신한은행이 태동한 1980년대만해도 은행은 땅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했다. 자금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은행들이 고객을 골라가며 영업하는 시대였던 것. 한 회장은 "은행들이 대출의 대가로 `커미션`을 받는 게 당연시되던 때"라고 회고했다.
이러한 비뚤어진 관행을 깬 곳이 신한은행이었다. `고객만족`이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 신한은행 직원들은 손님이 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손님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른바 `기립응대`의 시작이었다. 동전교환카트를 끌며 재래시장을 누빈 사람들도 다름아닌 신한인들이었다.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기보다 찾아다니는 적극적 영업으로 활로를 개척한 것이다.
한 회장은 "오늘날의 고객들은 친절은 기본이고 그 이상의 것들을 요구하고 있다"며 "고객만족을 위해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자세로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달라"고 신입사원들에게 당부했다.
◇ 공정한 인사와 보상 고객만족에 이어 한 회장이 꼽은 신한의 성공요인은 공정한 인사와 보상이었다. 신한은행의 창립 멤버들은 모두 다른 직장을 그만두고 신한에 합류한 이른바 외인부대였다. 한 회장도 신한에 합류하기 전까지 한국신탁은행을 거쳐 신용보증기금에 몸담고 있었다.
대신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해 성과를 내면 차별없는 보상을 해줬다고 한다. 한 회장은 신입사원들에게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그 출신과 배경에 상관없이 상응하는 보상과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공정한 평가와 보상체계를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한 회장은 지난해 벌어진 신한 경영진 내분사태는 언급하지 않았다.
◇ 주인정신
신한의 조직문화에는 독특한 그 무엇이 있다. 보험사에서 보험왕을 뽑듯 우수한 영업성과를 낸 사람에게는 시끌벅적하게 내 일처럼 축하를 해준다. 매년초 모든 임직원이 거리에 나와 지나는 행인들에게 인사를 하는 곳도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관련기사: 신한은행 직원들이 은행장보다 상석에 앉은 까닭
그는 `주인`과 `주인이 아닌 사람`의 차이로 책임감을 들었다. 주인이 아닌 사람은 `복사기가 고장났어요`, `상대방이 전화를 안받던데요`, `아까 과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책임을 맡은 `주인`은 일을 대충 하거나 핑계를 대는 법이 없다"며 "주인은 그 일의 목적과 의미를 파악하며,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아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한다"고 했다.
◇ 새로운 성장 키워드 `따뜻한 금융`
초창기 지점 3개, 300명이 안되는 인력으로 출발한 신한은 현재 자회사 11개, 손자회사 21개를 둔 국내의 대표적인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근무하는 직원만 2만명이 넘는다. 시가총액이나 수익성에서도 금융권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한 회장은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이것이 신한의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한 회장은 특히 `따뜻한 금융`을 강조했다. `따뜻한 금융`은 신한이 금융지주사 출범 10년을 맞아 내건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다. 비올 때 우산 빼앗는 식의 영업을 하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있다. 그는 "상품을 판매할 때도 그것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인지, 고객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데서 `따뜻한 금융`이 시작된다"며 "고객 편에 서서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닦은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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