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新컨트롤타워 100명 미만으로..`屋上屋` 안한다

"과거 전략기획실 답습하지 않기 위해 규모 축소"
100명 이하 인력으로 구성할 듯..12월초 조직구성 및 인선작업 완료 전망
  • 등록 2010-11-23 오전 11:00:45

    수정 2010-11-23 오전 11:00:45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삼성이 2년6개월만에 복원하는 그룹 컨트롤타워를 100명이 넘지 않는 조직으로 구성한다. 과거 부정적 이미지로 굳어졌던 전략기획실의 '부활'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작지만 강한' 조직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그룹 본사(사진=한대욱 기자)
삼성 관계자는 23일 "신설되는 컨트롤타워 규모를 과거 전략기획실보다 줄이면 줄였지 늘리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이에 따라 조직 인원은 100명 이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옛 전략기획실의 경우 지난 2008년 해체 직전 100여명이 근무했었다.

이같은 방침은 계열사 위에 군림하면서 '옥상옥(屋上屋)'의 조직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전략기획실과 똑같은 조직을 또 다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내부적 공감대에서 비롯됐다.

특히 지난 2008년 4월 삼성그룹 쇄신안을 통해 전략기획실 해체라는 사회적 약속을 했던 터라 이번 컨트롤타워 구성이 후진적 지배구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외부의 따가운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보다 규모가 커질 경우 앞으로도 이같은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며 "내부적으로 구성원들 사이에서 그룹 컨트롤타워를 '과거와의 단절'의 상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동의에는 이 회장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도 지난 19일 컨트롤타워 복원을 발표하면서 "새로 출범하는 것을 계기로 부정적 이미지와 관행 등을 씻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컨트롤타워는 과거 전략기획실과 달리 대관이나 정보 업무 인력은 대폭 축소되고, 기존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을 지원할 신수종 사업 분야의 제품 및 마케팅 기획 분야의 인력 등으로 충원될 전망이다.

특히 미래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대표상품' 발굴을 위한 기획 인력이 다수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컨트롤타워 총책임자로 임명된 김순택 부회장이 외부와의 소통 및 상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인력도 더 한층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룹 컨트롤타워의 조직구성 및 인선작업은 오는 12월 초순쯤 완료될 전망이다.

삼성의 또다른 관계자는 "그룹 조직 구성이 이달안에 끝날 것으로 보는 예상이 있지만 아무리 서둘러도 그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12월 중순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기 직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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