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0월 14일 10시 40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정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하락세가 더욱 자리를 잡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인상 카드 중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환율 하락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저점 1102.6원이 뚫릴 가능성을 내다보던 환율은 금통위의 금리 동결 소식에 잠시 동요했으나 이내 하락세를 유지했다.
금리 인상시 숏커버를 예상했던 시장참가자들도 동결 소식에 재차 환율 하락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외환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문은 달러-원 환율이 어디까지 하락할 것인지 여부다. 달러 약세가 만연하고 대내외 상황에 발맞춰 금리가 동결된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외환당국이 1100원선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하락에 대한 시장 심리는 더욱 견고해지는 분위기다.
◇ 이벤트성 리스크 제외땐 "환율 아직 덜 빠졌다"
현 수준의 환율이 이벤트성 재료의 영향을 제외하면 큰 폭 하락했다고 볼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중 환율 레벨로 따지면 지난 5월 천안함 사태와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상승한 부분을 제외하면 하락폭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환율이 연초 하락세에서 급등세로 돌변한 것은 이벤트성 리스크의 영향이 컸던 만큼 국내 펀더멘털과 대내외 글로벌 달러 약세 등을 반영하면 달러-원이 1100원선을 깨고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0월 중에도 대내외적으로 원화강세에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되면서 이와 같은 달러-원 환율의 하락추세는 보다 뚜렷해질 전망"이라며 "4월 중 기록했던 연저점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대외 압력도 지속되고 있는데다 G20회담을 앞둔 부담도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달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다음 달에 또 인상 기대감이 시장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금리 동결에도 연저점 테스트 지속될 듯
지난 9월 이후 달러-원이 90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과매도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연저점을 바라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부 요인으로 금통위가 이번달에 금리를 올리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25bp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미리 외환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이었던 셈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국의 경기 회복속도가 아직 더디고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있는데다 달러-원 환율도 달러 약세에 편승해 하락하는 상황"이라며 "이미 금리 인상 기대감이 환율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이라고 말했다.
환율 1100원선 테스트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외환당국이 연저점 기대감이 높은 시장 심리를 감안할 때 환율 하락 속도에 대한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설 공산이 크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금통위의 금리 결정으로 환율 하락 속도가 지연됐을 뿐 정부가 연저점을 내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내려가는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G20회담 이후 규제 카드 주목할 만"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규제안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외환당국은 이달들어 은행권 선물환 포지션, NDF투기거래 공동 검사 계획을 내놓았고 이와 더불어 아시아 각국에서 자본 유입을 방어할 규제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규제안이 강하게 나오지 않는 한 환율이 방향을 틀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특히 채권 과세 등의 이야기나 나올 경우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딜러들은 "당국의 규제 관련 언급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으로 미뤄볼 때 환율 하락세를 방어하기 위해 규제 카드를 택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