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북한의 복제품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 대내 결속에 활용하기 위해 조작된 ‘짝퉁’이라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북한의 무인기 사진 공개와 관련, “북한은 과거에도 미국의 무인기를 복제한 제품을 공개한 바 있는데다, 북한이 한국군 드론작전사령부 보유 소형정찰드론과 동일한 기종이라고 주장하는 무인기는 전단 살포통을 적재하고 평양 왕복 비행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는 드론작전사령부의 소형정찰드론과 유사하다. 하지만 기체 상부 점검창 형상은 전투기 내부무장창 처럼 자동 개폐식이 아닌 것으로 분석돼 전단 살포용일 가능성은 낮다. 또 소형 카메라만 탑재할 수 있어 전단 살포통을 달고 평양까지 왕복 비행은 어렵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북한 공개 드론 사진은 복제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은 앞서 미국의 ‘리퍼’나 ‘글로벌호크’ 같은 무인기 복제품을 공개한바 있다.
|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이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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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양시안전국이 지난 13일 평양시 형제산구역 서포1동 76인민반지역에 추락한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며 “이 무인기가 한국군부의 드론작전사령부에 장비돼 있는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으로서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돼 공개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무인기의 외형이나 비행추정시기, 삐라살포통이 부착돼 있던 점 등으로 볼 때 평양에 대한 삐라 살포에 이용된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그에 대한 결론은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 무인기가 삐라 살포에 이용된 게 아니라고 부정한다면 “영공을 무단침범한 별개사건의 증거물”이라며 “적대국 군사깡패들의 연속도발사례로서 보다 엄중시 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이번 발표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합참은 ‘평양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 차원에서 줄곧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이다. 지난 1일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드론작전사령부의 ‘원거리 정찰용 소형드론’이 차량에 탑재돼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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