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혜택 실종된' 빌라·오피스텔 대출 갈아타기

30일부터 대환 대출 비아파트 담보 대출로 확대
가계대출증가 우려에 '대출 갈아타기' 경쟁 실종
연초목표 초과 은행, 타행 고객 유치 유인 사라져
대환 대출 이용자, 금리 인하 효과 체감 어려울듯
  • 등록 2024-09-29 오후 6:05:18

    수정 2024-09-29 오후 7:02:50

[이데일리 김국배 송주오 기자] 이달 30일부터 실시간 시세 조회를 할 수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과 빌라 담보대출도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 빚을 잡기 위한 금융당국 규제와 연초 목표한 은행의 가계대출 목표치가 목전에 다다르면서 대출을 줄이고 있어서다. ‘대출 갈아타기’ 경쟁을 벌여야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는데 오히려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굳이 다른 은행의 대출을 끌어올 만한 유인이 없어서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이달 30일부터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한 주거용 오피스텔과 빌라 담보대출도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29일 밝혔다.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담보대상 주택은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한 주거용 오피스텔 또는 빌라(연립·다세대 주택)이다. 현행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와 똑같이 기존 대출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난 이후부터 갈아타기를 할 수 있고 연체 상태인 대출, 법적 분쟁 상태인 대출, 저금리 정책금융상품 등은 갈아타기가 불가하다. KB국민은행은 서비스 개시에 맞춰 50세대 미만 아파트와 빌라 등에 대해서도 ‘KB시세’를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비아파트 담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시작해도 대출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 당국이 가계 대출 급증을 막기 위해 은행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환 대출은 대출 금액이 늘진 않아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당장 금융당국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차등 적용 규제 예고에 연말까지 대출을 줄이지 않으면 대출 여력이 줄어드는 등 페널티를 받게 된다. 비대면 대환 대출을 막은 것은 아니지만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대환 대출 서비스를 위한 금리 경쟁은 없을 것이다”며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가 크지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결국 고객도 낮은 금리로 갈아탈 기회가 줄어든 셈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담대 대환용 고정 금리는 7월 초(1일 기준)만 해도 연 3.35~3.51% 수준이었으나 지난 24일엔 연 3.79~4.08%로 집계됐다. 석 달 새 하단이 0.44%포인트, 상단은 0.74%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가계대출을 억누르려는 당국의 ‘입김’에 은행들이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수십 차례 주담대 금리를 올리면서 대환용 금리마저 인상한 결과다. 이 기간 고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은 0.27%포인트 내려갔다. 시장 금리가 내려갔는데도 도리어 대출 금리는 올라간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어느 은행도 대환 대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분위기다”며 “대출을 축소해야 하는 만큼 타 행 고객이 넘어오는 것이 반갑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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