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문화재재단은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 이정기 보유자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무형유산 총서 Ⅲ ‘소리를 따르는 순례자 이정기’를 출간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의 무형유산 총서는 인간문화재의 삶을 통해 이 시대의 무형유산을 재조명하고 전승의 순간을 기록해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대산신용호기념사업회의 지원을 받아 2021년부터 제작하고 있다.
| 본인이 제작한 북과 함께한 악기장 이정기(사진=한국문화재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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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따르는 순례자 이정기’는 세 번째 도서다. 북 만들기 공정은 나무를 다루는 ‘목공예’, 가죽을 다루는 ‘피혁공예’, 나무와 가죽을 결합하는 ‘북 메우기’, 북에 안료를 칠해 꾸미는 ‘단청공예’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북 메우기’는 가죽을 팽팽하게 조여 소리를 만드는 작업으로 숙련된 장인만이 할 수 있는 고급 기술이다.
북 만들기는 1980년 ‘국가지정무형문화재 북메우기’로 지정됐다. 1995년 현악기를 만드는 ‘악기장’과 통합돼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이 됐다. 2012년에는 편종, 편경 제작도 포함해 현재 총 5명의 보유자가 있다.
악기장 이정기 보유자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어려서부터 시계 수리, 구두 제작 등의 기술을 배우며 실질적인 가장으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다. 18세 때 친구의 소개로 간 박균석 보유자의 공방에서 북소리에 매료된 후 반백 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북을 만들고 있다. 그는 자신이 마음에 담고 귀에 새긴 울림 있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매일매일 나무를 다듬고 가죽을 만지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삶의 행보를 걸어왔다.
이정기 보유자의 생애사 부분 집필은 공예 칼럼리스트이자 방송인인 서주희 씨가 맡았다. 그는 이정기 보유자와 지인들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장인의 삶과 정신을 글로 담았다. 악기장 이수자 이선용 씨는 게임회사를 다니다 아버지 이정기의 권유로 2014년 정식으로 입문해 2018년 이수자가 됐다. 이번 책에서 북의 설명과 승무북 제작 과정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