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에도…재계 ‘T.R.I.P’로 해법 찾다

악재 겹쳤지만, 선방한 전자·배터리업체 비결
기술력, 리스크관리, 통찰, 프리미엄이 배경
최첨단 기술력 갖추고, 새로운 고객 수요 발굴
공급망 위기 인지하고, 상시적 리스크 관리해야
  • 등록 2022-07-31 오후 4:37:02

    수정 2022-07-31 오후 9:28:14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T(tech), R(Risk Management), I(Insight), P(Premium).

지난 2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인플레이션 고조, 금리 인상, 경기 둔화 우려 확대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 경기 둔화 우려에 수요는 급감하고 기업들의 실적도 덩달아 고꾸라졌다. 그럼에도 기술력, 리스크 관리, 통찰력, 프리미엄 제품 등을 갖춘 기업은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찾았다. 전자·배터리 업계를 중심으로 지난 2분기 상대적으로 선방한 비결 및 향후 하반기 대응 전략 등을 분석했다.

T: Tech(기술력)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GAA(Gate-All-Around)공정을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양산했다. 중국 업체 등으로 제품 공급을 시작했고 향후 퀄컴, 테슬라라, 아마존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첨단 공정을 요구하는 글로벌 고객사 공급이 확대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생산 위탁) 사업은 전분기 대비 이익이 61% 증가하며 역대 최고 분기 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성능과 전력효율을 개선한 2세대 공정을 2024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기존 로드맵보다 1년 늦어진 셈이지만, 이미 복수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3년 뒤인 2025년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벌어들인 이익만 갖고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망도 드러냈다. 파운드리 기술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1분기 24%에서 30%로 개선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D램은 1a 나노미터와 낸드 176단 공정의 수율 개선으로 원가 절감이 이뤄지면서 수익성이 보다 나아진 덕분이다.

LG전자의 자동차 전장(전기장치)사업은 26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일, 일본 완성체업체와 신뢰가 구축되면서 2018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담보되는 사업 중심으로 수주하며 전장사업의 체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관계자들이 웨이퍼를 트럭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 Risk Management(위기 관리)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기업들은 부품 공급에 상당한 애로를 겪었다. 제품 수요가 있을 때 물건을 팔아야 하는데, 제때 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나마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버틴 것은 공격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경영지원실 지원팀 산하에 사업위기관리(BRM: Business Risk Management)를 신설하고 그간 사업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리스크 관리 기능을 통합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급망 붕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공급사와 긴밀하게 협력을 통해 핵심부품을 중심으로 재고를 확보했던 전략이 주효했다”면서 “지난 상반기 안정적으로 제품을 양산하는 데 핵심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배터리 3사 중에 홀로 웃었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더해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공급망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부품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대응한 결과다.

◇I: Insight(통찰력)


코로나19 이후 펜트업(수요폭발) 현상이 사라지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기존처럼 대중을 타깃한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을 할 수밖에 없는 시대다. LG 스탠바이미가 성공했던 것도 언제 어디서나 스크린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줬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주춤하는 TV시장 수요를 고려해 초개인화 시대에 대응하는 콘텐츠, 서비스 등을 만들 계획이다. 앞서 TV플랫폼 구축의 일환으로 SM엔터테인먼트와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를 설립하고 홈 피트니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TV도 단순히 스크린을 조립한 세트가 아닌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플랫폼 분야에 사업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제품 간 연결을 강화할 방침이다. 개개인의 생활패턴에 맞춰 가전,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실생활에 유용한 기능을 전달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얘기다.

LG전자 모델들이 프리미엄 TV인 LG올레드 오브제 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P: Premium(초고가 제품)

2분기 말부터 인플레이션 고조로 인한 전반적인 수요 감축 현상이 두드러졌다. 가전제품 판매가 줄고 재고가 쌓일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럼에도 LG전자의 가전사업부분은 단일 사업본부 기준으로 매출 8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LG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해 신가전, 스팀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상당했던 덕분이다. 불황에도 고가제품은 잘 팔릴 것이라는 전망이 맞아 떨어졌다. TV사업본부는 적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프리미엄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는 양호했다. 삼성전자 역시 비스포크 제품 글로벌 판매 확대로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 기업은 3분기 역시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인한 내구재 소비 축소 가능성이 크지만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통해 매출을 유지하고, 수익성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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